K-1, 코로나에도 6500명 참석 대회 강행... "日 정부, 요청 아닌 지시했어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3.24 16: 48

"대회를 자제해달라는 요청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한 행동"
일본 '도쿄 스포츠'는 지난 23일 "코로나로 다른 종목들이 연달아 중지된 상황에서 K-1의 대회 강행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를 위해 필사적이었던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는 코로나 양성 반응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며 통계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미국 'CNN'을 비롯한 여러 외신들이 일본의 비정상적인 코로나 확진자 통계에 공개적인 의문을 제시했다. 하지만 진실을 감추지는 못했다.
각 종목 연맹과 여러 나라들의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끝내 올림픽 연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일본의 분위기로 인해 대형 이벤트가 계속 속출하고 있다. 올림픽 국내 성화 봉송 이벤트에서 5만여명 이상이 집결하기도 했다.
k-1은 지난 22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일본 정부의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 담당상이 공개적으로 K1의 대회 강행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사이타마현 역시 일본 정부의 요청대로 대회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K-1 측은 이러한 요청 등을 모두 거절하고 대회 강행에 나섰다.
데회 당일 K-1의 나카무라 타쿠미 프로듀서는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의 예방 대책과 함께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K-1의 대회에는 6500명 가량의 관중이 들어왔다. 당시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입장 직전 관중들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고 장내에서 손 소독제의 사용, 온도 측정계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직후 사이타마현의 오노 모토히로 지사는 "우리에게 강제로 대회를 못하게 할 권한은 없다. 부탁했지만 K-1이 들어주지 않아서 유감이다. 앞으로 당분간 이런 대형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K-1측은 어쩔 수 없는 흥행이었다는 주장이다. 자신들의 최대 이벤트에다 선수들의 생활이 걸린 대회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것.
격투기 선수 아오키 신야는 "일본 정치의 문제다. 대회를 자제해달라는 요청도 정치인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발언이다'라며 "K-1은 희생양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오키는 "만약 일본 정치계가 진심이었다면 K-1의 중지를 명령하고 대관료 등을 돌려줬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숙을 요청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K-1과 달리 3월 말 국기관서 대형 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던 신일본 레슬링은 코로나로 인해 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도쿄 스포츠는 "이번 일로 일본 격투기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자제 요청에도 K-1 같은 큰 단체가 강행 개최한 것은 의미가 크다. 지자체가 격투기 업계 자체를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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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1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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