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M' 배철수, '배캠' 1호 PD 아내 첫공개→영국 스튜디오 30주년 생방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3.26 23: 52

배철수가 연예계 생활 42년 만에 일상을 공개했고,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을 맞아 영국 BBC 마이다베일 스튜디오에서 생방도 진행했다.
26일 오후 방송된 MBC '시리즈M'에서는 30년 간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배캠) 자리를 지켜온 DJ 배철수가 42년 연예계 인생 최초로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카메라가 왜 그렇게 싫은 거냐?"라는 질문에 배철수는 "난 카메라 앞에 서면 안 되는 사람 아닌가? 그래서 라디오에 전념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MBC 라디오국의 머리 짧은 간달프'로 불리는 배철수는 항상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MBC에서 일하는 사람은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웃어 보였다.
배철수는 위해 '배캠'을 연출했던 피디들이 모였고, "초반에는 청취률이 좋지 않았다", "팝 프로그램이라서 없애자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한 피디는 "팝 프로그램이 가요 프로그램 비해서 청취률이 낮았다. 그래도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피디들이 결사 방어를 했다. 팝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배철수 디제이처럼 개성 있는 디제이를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배캠 중반기 피디는 "거칠었다. 꽁지머리에 청바지, 남방 하나 입고 청취자와 다른 의견이 있을 땐,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반박했다. 타협을 안 했다"며 배철수에 대해 설명했다.
초창기 피디는 "본인이 지켜야할 가치를 완벽하게 지켰다. 그 전에 스케줄이 5시에 끝나면 '난 4시까지 방송국에 가야한다'고 했다. 그 전에 음악을 듣고 준비하는 과정까지 전부 방송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지금도 큐시트를 펜으로 직접 쓰고, 그날 나가는 곡들을 대부분 선곡한다. 음악은 반드시 CD로 튼다. 배순탁 작가는 음악을 담당하는데, 배철수가 선곡한 음악을 음악 도서관에서 CD로 대출한다. "지금도 이렇게 CD 가져가는 사람 나 밖에 없다"고 했다.
"음원으로 바꾸실 생각은 안 하느냐?"는 질문에 배철수는 "퍼플레인의 앨범을 보면 프린스 사진도 보고, 어떤 때는 가사를 찾아볼 때가 있다. 이 앨범을 보면 크레딧 같은 게 있다. 자기가 음악을 안 틀면, 그 뒤에 음악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 거칠게 얘기하면 자기도 안 듣는 음악을 청취자에게 들으라고 하면 안 된다. 옛날 사람이라고 얘기해도 어쩔 수 없고, 고리타분 하다고, 21세기에 안 맞는다고 해도 할 수 없다. 난 그게 음악 프로그램의 가장 기본이 아닐까 한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배철수는 광고까지 다 듣는다고. "이 시간들을 다 합치면 1년이면 156시간, 최소한 6일 이상이다. 안 아까운가?"라는 질문에 배철수는 "그 시간에 얼마나 창조적인 일을 하기에"라고 되물었다.
유희열은 박혜영 PD를 만나러 갔고, 그는 '배캠' 1호 PD로 배철수의 아내이기도 하다. 
이날 방송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한 박혜영 PD는 "최초 1호 피디니까 인터뷰를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혜영 피디는 "그때 DJ를 뽑을 때 조건을 걸었는데, 음악을 하고 있어야 하고, 너무 어리지 않고, 30살 이상이면 좋겠다고 했다. 구창모  씨를 생각했더니, 누가 배철수 씨를 추천했다. 그래서 오디션 테이프를 만들겠다고 했다. 둘 다 스타라서 대강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구창모는 "난 꽤 준비했고, 배철수는 빈손으로 왔더라, 첫 번째는 배철수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드러났고, 배철수의 장점은 목소리, 그다음에 멘트를 하는 방식이 기존에 있던 디제이들과 차이가 있었다. 난 고루한 방식을 택했고, 배철수는 고루한 방식에서 탈피해 자기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희열이 "철수 형이 잘될 줄 알았냐?"고 묻자 박혜영 피디는 "전혀 몰랐다. 본인이 처음에 들어오면서부터 디제이를 너무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전에 6개월만 하고 잘린 적이 있었는데 본인한테 상처로 남았다고 했다. 오디션 테이프를 만들던 날,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이 있는데 '저 좀 되게 해주세요' 그랬다더라. 우리가 아는 송골매 스타와 다르게 굉장히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뻔한 얘기 하지마라', '쌀로 밥 짓는 얘기하지 마라'고 하셨다더라. 그 장본인이다. 그러다가 더 많이 배우고 싶어서 평생을 하게 됐다고 들었다"며 러브스토리를 궁금해했다.
박혜영 피디는 "이 사람도 유명한 노총각이고, 결혼을 힘들 것 같았다. 나도 그런 상태였는데, 말이 잘 통하니까 친구처럼 잘 지낼수 있겠다 싶었다. 정작 일이 그렇게 된 건 스포츠 신문에 열애설 기사가 났다"고 털어놨다.
유희열은 "아마도 철수 형님이 뿌린 것 같다"고 추측했고, 박혜영 피디는 "결혼할 때 사진을 나중에 나이 들어서 보니까 무시무시하더라"며 웃었다.
'배캠'은 30주년을 기념해 2월 17일부터 닷새간 배철수가 영국 BBC 마이다베일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배캠-Live at the BBC'를 기획했다. 비틀즈를 비롯한 레드 제플린, 아델 등 영미 팝의 수많은 명곡이 녹음된 마이다베일 스튜디오는 그 자체로 세계 근대문화유산이다. 이제까지 외국 방송사의 DJ가 이곳에 들어가 생방송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만큼 '배캠'의 행보가 역사적인 셈이다.
하지만 출발 당일 갑자기 들이닥친 영국 태풍으로 배철수와 제작진은 영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라디오 기술팀이 먼저 영국으로 출발했고, 하루 늦은 비행기 표를 구한 배철수는 MBC 스튜디오에 혼자 남아 녹음해 둔 방송분 대신 생방송을 이끌었다.
드디어 생방송 당일, 반가운 후배 윤도현이 방문했고, 영국 가수 앤 마리가 첫번째 라이브 게스트로 등장해 순조롭게 진행됐다.
/ hsjssu@osen.co.kr
[사진] '시리즈M'  방송하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