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돌이라서 코로나 걱정 없다” 임병욱의 씁쓸한 웃음 [오!쎈 고척]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4.02 10: 02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25)이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길어지는 시즌 준비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KBO는 지난달 31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당초 오는 7일로 예정됐던 팀간 연습경기 일정을 21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즌 개막 역시 4월말~5월초로 미뤄졌다.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길 기대했던 선수들은 다시 기약없이 다음 일정을 기다리게 됐다.
임병욱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 후 인터뷰에서 “스케줄이 계속 바뀌고, 계속해서 청백전 같이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게 힘들다. 피곤함과 지루함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렇지만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긍정적인 측면도 덧붙였다.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 /fpdlsl72556@osen.co.kr

지난해 미국 덕 레타 코치에게 레슨을 받아가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던 임병욱은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117경기 타율 2할4푼3리(379타수 92안타) 41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임병욱은 “작년에는 의욕이 너무 앞서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평소처럼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실전경기를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잘 될거라는 생각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혁 감독은 외야진에서 유일하게 이정후를 고정 멤버로 꼽았다. 그동안 키움 외야진을 지켜왔던 임병욱은 김규민, 박준태, 허정협, 박정음, 박주홍 등과 포지션 경쟁을 해야한다. 외국인타자 모터도 외야 수비가 가능하다.
임병욱은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내가 맡은 것을 열심히 하고 잘 준비하면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을 수 있다”면서 “작년에는 내가 못했다. 포지션 경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좀 더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목표는 부상 없이 풀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임병욱은 “아프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다. 열심히 연습하면서 타격과 수비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채우고 있다. 내가 잘하는 점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시즌 포부를 밝혔다.
임병욱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수비다. 임병욱은 “수비는 자신있다. 수비를 좀 더 과감하게 하면서 잘 풀어간다면 다른 부분도 함께 잘 풀릴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래도 중견수가 좋다. 발이 빠르니까 내가 다 커버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수비를 하는게 편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은 계속 개막이 연기되면서 경기수 축소와 무관중 경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임병욱은 “경기수가 줄어들면 더 집중력 있게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플레이를 보여줄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무관중 경기는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안전하게 야구를 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전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야구장과 집만 오가고 있는 임병욱은 “만약 코로나19에 걸리게 된다면 팀과 동료들, 그리고 다른 팀들에게 큰 민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출도 자제하고 있다”면서 “사실 집돌이라서 원래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코로나19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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