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OSEN+] 조던부터 베일까지… 슈퍼스타도 주목한 e스포츠 시장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0.04.06 07: 02

 불과 반세기 만에 ‘비디오 게임’은 전세계 사업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서 자리 잡았다. e스포츠 산업은 매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글로벌 e스포츠 매출액은 9억 600만 달러(약 1조 1044억 원)로 전년 대비 약 38.3% 성장했다. 오는 2021년까지 e스포츠 매출액은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113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e스포츠에 대한 주목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세계를 주름 잡았던 스포츠 스타들 또한 e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 접근 방식은 약간 다르다. 마이클 조던(57), 릭 폭스(50) 등 과거 NBA에서 활약한 스포츠 스타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이하 CS:GO), 도타2 등 유력 종목에 참가하는 팀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반면 젊은 선수들인 앙투안 그리즈만(28, 바르셀로나), 가레스 베일(30, 레알 마드리드)은 직접 e스포츠 팀을 꾸려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 마이클 조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현장.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기성 스포츠 스타의 새로운 투자처, ‘e스포츠’
지금도 수많은 농구인들에게 우상으로 남아 있는 마이클 조던은 NBA 및 전세계 농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이자 슈퍼스타다. 지난 1984년 데뷔 이후 2003년 최종 은퇴하기까지 마이클 조던은 파이널 우승 6회, 정규 시즌 MVP 5회, 파이널 MVP 6회, 올스타 14회 등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뤘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마이클 조던은 ‘농구황제’라는 칭호와 함께 NBA 세계화의 중심에 섰다.
은퇴 이후 NBA 팀인 샬럿 호넷츠를 인수해 구단주가 된 마이클 조던은 새로운 투자처로 e스포츠에 눈길을 돌렸다. 지난 2018년 10월 마이클 조던이 속한 투자 그룹은 C 펀딩 라운드에서 팀 리퀴드의 모회사 악시오매틱 게이밍에 총 2600만 달러(약 316억 원)를 투자했다. 투자 그룹엔 템파베이 라이트닝의 소유주 제프 비닉, 워싱턴 캐피탈의 소유주 테드 레온시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공동 구단주 피터 구버가 참여했다.
마이클 조던이 힘을 쓴 팀 리퀴드는 e스포츠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명문 팀이다. 무려 16개 종목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팀 리퀴드는 지난 2019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e스포츠 팀 가치’에서 3억 2000만 달러(약 3900억 원)로 3위에 올랐다. 팀 리퀴드는 주력 종목인 LOL 부문에서는 2019년 북미 리그인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에서 스프링-서머 시즌 통합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다.
LA레이커스의 3년 연속(2000~2002) 파이널 우승과 함께했던 릭 폭스는 은퇴 이후 게임단주로 변모해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2016 시즌을 앞두고 LOL 팀을 에코폭스로 리브랜딩한 릭 폭스는 LCS의 프랜차이즈 심사에도 통과하며 팀을 지속적으로 키웠다. 비록 투자자의 인종 차별 사건으로 시드권을 판매할 수 밖에 없었지만 릭 폭스는 2020년 새로운 e스포츠 팀 창단을 위해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 앙투안 그리즈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젊은 스포츠 스타들의 자신감 “내가 팀을 만들겠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은 전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절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클럽, 국가대표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슈퍼스타다. 앙투안 그리즈만은 지난 2016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이끌었고,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20년 만의 우승을 일조한 바 있다.
운동을 하면서도 평소 휴식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앙투안 그리즈만은 지난 1월 21일 SNS를 통해 e스포츠 팀인 GRIZI의 창단을 발표했다. 함께 공개된 포스터에 따르면 GRIZI는 LOL, 포트나이트, 레인보우식스 시즈, 피파 시리즈, CS: GO 등 다양한 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앙투안 그리즈만이 게임단주가 되며 친형인 테오 그리즈만은 헤드매니저로서 브랜드 홍보를 맡을 계획이다.
테오 그리즈만은 프랑스 언론인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앙투안 그리즈만과 나는 이번 프로젝트에 진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을 살려 함께 팀을 구성하겠다”며 “10분 만에 1500여 명이 GRIZI에 지원했다. 우리의 목표는 오는 4월 열리는 ‘푸아티에 게이머 어셈블리’에 참가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푸아티에 게이머 어셈블리’는 2500명 이상의 선수들과 최고의 e스포츠 팀이 모이는 행사다.
[사진] 가레스 베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가레스 베일은 지난 2월 3일 e스포츠 팀인 일레븐스를 설립했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가레스 베일은 기업가 조나단 칵, 은퇴한 축구 선수 래리 코헨과 함께 일레븐스를 창립했다”며 일레븐스의 피파 e클럽 월드컵 참가 소식도 전했다. 피파 e클럽 월드컵은 전세계 24개 피파 e스포츠 팀이 맞붙는 대회로, 총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다. 지난 2월 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에서 일레븐스는 B조 3위로 결승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레스 베일은 피파 시리즈 외에도 CS: GO, 포트나이트 등 다양한 종목으로 팀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레스 베일은 “축구와 e스포츠는 진정한 헌신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며 “나는 일레븐스를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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