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극적인 홈런은 칠 수 없을 겁니다” TOR 역대 최고의 순간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4.09 11: 02

토론토 블루제이스 역사상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토론토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며 짧은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올 시즌 토론토는 반등을 노리고 있다. FA 시장에서 1선발을 맡아줄 류현진을 4년 8000만 달러에 영입했고, 타선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솃, 케반 비지오 등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과 젊은 코어들이 함께하는 향후 3~4년 내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 1993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조 카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77년 창단한 토론토는 지금까지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2년과 1993년 연달아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중 1993년 월드시리즈에서는 토론토 역사상 최고의 순간으로 꼽히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토론토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만나 6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명승부를 벌였다. 특히 4차전에서는 15-14로 토론토가 한 점차 승리를 가져갔다. 양팀이 29점을 올렸는데 이는 월드시리즈 단일경기 최다득점 기록이다. 이날 14득점을 기록하고도 패한 필라델피아는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패한 팀으로 남았다.
그렇지만 역시 토론토 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월드시리즈 2연패를 결정지은 6차전이다. 
토론토가 3승 2패로 앞선 6차전에서 양 팀은 화끈한 타격전을 벌였다. 필라델피아 선발투수 테리 멀홀랜드는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토론토 선발투수 데이브 스튜어트 역시 6이닝 4실점으로 아쉬운 투구 내용을 기록했다.
6회까지 1-5로 밀리고 있던 필라델피아는 7회초 레니 다익스트라의 스리런 홈런과 데이브 홀린스의 1타점 적시타, 피트 인카비글리아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대거 5득점을 올리며 6-5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8회까지 1점차 리드를 지켰다.
토론토의 9회말 마지막 공격에 필라델피아는 ‘와일드 씽’으로 유명했던 마무리투수 미치 윌리엄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리키 핸더슨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폴 몰리터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절호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조 카터는 윌리엄스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극적인 홈런에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톰 칙 해설위원은 “홈플레이트를 밟아요 조. 살면서 지금보다 더 극적인 홈런은 칠 수 없을겁니다”라며 흥분했다.
카터는 이 홈런으로 토론토의 영웅이 됐고 미국인이지만 캐나다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토론토의 1993년 월드시리즈 우승은 카터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억되지만 다시 살펴보면 정말 매력적인 팀이었다. 타선에는 리키 핸더슨, 로베르토 알로마, 폴 몰리터 등 후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전설적인 타자들이 포진해있었고, 선발투수 후안 구즈만은 딱 1993년까지 좋은 활약을 펼치며 토론토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연기된 가운데 토론토 팬들은 이 극적인 승부를 다시 돌아보며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그 어느 팀보다 잠재력이 큰 토론토는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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