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배우가 꿈"..허가윤 밝힌 #연기자 #포미닛 #진짜 내 모습(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4.09 13: 44

 “지금은 허가윤의 진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걸그룹 포미닛 출신 허가윤(31)이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미닛 시절과 지금의 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신인 배우로서의 연기 갈증을 드러냈다.
2009년 포미닛으로 데뷔한 허가윤이 영화 ‘서치 아웃’(감독 곽정, 제공 디엔와이・인터파크, 제작 디엔와이・FY Entertainment, 배급 스톰픽쳐스코리아・삼백상회)을 통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그간 영화 ‘아빠는 딸’(2017), ‘마약왕’(2018), ‘배반의 장미’(2018) 등에 출연하긴 했지만 조연이나 단역 정도로 짧게 등장했었다.

새 영화 ‘서치 아웃’은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허가윤에게도 의미가 깊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봉이 늦춰진 데다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적어 아쉬울 터. 허가윤은 “아쉽긴 한데 계속 미뤄지는 것보다 낫다. 그래도 영화를 봐주실 분들은 봐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외국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치 아웃’은 성민(이시언 분)과 준혁(김성철 분)이 지내고 있는 고시원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죽음이 조작됐음을 감지한 두 사람이 개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추적 스릴러. 허가윤은 이 영화에서 흥신소 에이스 누리 역을 맡았다.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 싶었다. 요즘 SNS를 안 하는 사람이 없지 않나. 실제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겁이 많은데 실제 사건이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갔다”고 밝혔다.
허가윤이 맡은 누리는 흥신소 직원인데 해킹을 잘 해 에이스로 통한다. 거기다가 성격이 털털해 처음 본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실제 성격은 누리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스러운 성격도 아니다. 누리는 저보다 더 똑 부러지고 강한 모습이다. 저보다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준 거 같다”고 비교했다.
성민과 준혁이 살고 있는 고시원에서 의문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데, 전날까지만 해도 밝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던 여자라 두 사람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다. 그러나 사건 발생일 밤, 죽은 소녀로부터 의문의 메시지가 도착하고 그녀의 죽음에 의심을 품은 성민과 준혁은 직접 SNS 추적에 나선다. 추적하던 중 ‘에레쉬키갈’이라는 계정이 죽은 여자를 비롯해 준혁에게까지 접근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누리에게 IP 추적 의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에레쉬키갈로 인한 자살 피해자가 소녀뿐만 아니라 수십 명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안긴다. 
허가윤은 이번 영화에 대해 “감독님이 제게 제안을 주셔서 감사하다. 첫 주연이라 그런지 감독님이 현장에서 설명을 잘 해주셨다. 모니터도 하고 조언을 받은 게 많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김성철과 이시언에게도 고마웠다는 속내를 표현했다. “이시언 오빠, 김성철과 알고 지낸 사이라 편하게 했다. 시언 오빠도 츤데레 스타일이라 ‘너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 성철이도 하면서 ‘누나는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봐서 친구들처럼 편안하게 했다”고 촬영 당시를 전했다. 
이어 허가윤은 흥신소 에이스 누리 캐릭터에 대해 “해커적인 모습이 많이 나오진 않아서 특별히 요구된 건 없었다”라며 “근데 제가 컴맹인데 타자 연습을 많이 했다.(웃음) 타자를 치는 게 능숙하지 않으면 보는 사람들이 어색할 수 있으니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기의 재미는 상대 배우들과 대화하면서 만들어가는 거다. 아이돌 콘셉트는 저희가 정하는 게 아니라 회사에서 정해준대로 했었다. 정해진 걸 습득해서 무대에 올라간다. 그러나 연기는 현장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하면서 하니 더 재미있다”고 비교했다. 현재 그녀는 인기에 연연한 ‘포미닛 허가윤’보다 ‘배우 허가윤’이라는 수식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우선 저는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 제가 메인 보컬이었지만 제가 노래를 안 해도 들을 노래가 많지 않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노래와 연기를 같이 할 수 있는 뮤지컬을 하고 싶다. 주변에 작곡가 분들도 있어서 할 기회는 있지만 다시 가수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 둘 다 욕심을 내면 안 될 거 같아서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포미닛 중 현아를 제외하고 남지현, 전지윤, 권소현 등 나머지 멤버들 모두가 연기자로 전향했다. 이에 “연기 얘기는 서로 안 한다. 그때는 팀이라서 콘셉트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었다. 이제는 개별로서 개인의 직업이다 보니 멤버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을 거 같다. 나는 좋게 봤거나 혹은 안 좋게 봤는데 괜히 얘기했다가 그 친구가 상처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일 얘기 안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가윤에게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묻자 “선배님들이 요즘 많이 하셔서 저도 상상은 해봤다. 멤버들끼리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니 얘기를 한 적도 있고 ‘나중에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포미닛 시절에 대해 “가수 때 잠도 많이 못 자고 해외에 많이 나갔었다. 요즘에 체력이 더 떨어지긴 했지만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밤을 새워도 괜찮다 싶다. 저는 가수를 그만두고 연기 분야로 왔을 때의 여유, 쉬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및 영화 촬영 현장을 통해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더 많이 배우고 있다는 허가윤은 “연기를 하면서 아무래도 현장에 나가서 얻은 게 많다. 특히 모니터를 하면서 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스무 살이었던 지난 2009년, 가수로 데뷔해 2011년 뒤늦게 동국대 연극학부에 입학한 허가윤은 같은 해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시작으로 연기 활동에 임했다. 이후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저는 원래 연기를 하고 싶었고 배우가 꿈이었다. (19세에)대학교 수시를 봤고 1차는 붙었는데 당시 소속사 대표님이 데뷔와 학교 중 선택하라고 하셔서 데뷔를 택했다. 포미닛 시절엔 메인 보컬이라서 제가 빠지면 그 부분에 공백이 생기니까 계속 파트를 채워줘야 했다”고 시작부터 연기를 하지 못 했음을 밝혔다.
이어 허가윤은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서현진 선배님이다. 노래도 잘 하시고. 제게 어떤 분들이 '노래를 잘 하는데 왜 연기를 하냐'고 물으시더라. 서현진 선배님도 노래도 잘 하시는데 연기도 잘 하시지 않나. 저도 나중에 (드라마나 영화의)OST도 부르고 싶다. 보컬인 줄 알았는데 연기도 잘 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허가윤은 앞으로 가능한 많은 배우들과 만나 배우로서 연기를 잘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그간 똑 부러지거나 할 말을 다 하는 캐릭터를 많이 했다. 포미닛 이미지 때문인 거 같다. 그래서 반대의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다. 순수하거나 소심한 이미지의 캐릭터 말이다. 의외의 허가윤이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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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엔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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