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가 정말 멀게 보이더라고요.”
이동원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한 자체 청백전에 6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2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150km 중반의 공을 던지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문제는 제구였다. 공이 일정하게 들어가지 않으면서 불안감을 노출했고, 결국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 5월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및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재활의 길을 걷기도 했다.

팔꿈치 회복과 함께 피나는 노력으로 어느정도 영점을 잡은 그는 이날 처음으로 잠실구장 마운드를 밟았다. 초구로 153km 직구를 던진 가운데 최고 156km의 강속구를 뽐냈다. 최주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마지막 타자 오재일을 155km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엿보게 했다.
경기 후 이동원은 “잠실구장은 등판은 처음인데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가 멀어보였다”라고 미소를 지은 뒤 “생각보다 공이 잘 가더라”고 밝혔다.
이동원은 “옛날보다 자신감이 붙었다”라며 “오늘 처음에는 떨렸는데, 2사 후에 마음이 편해져서 던진 공이 삼진으로 됐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 전광판은 안 보려고 했다. 괜히 구속 의식을 하면 밸런스가 흔들릴 것 같았다. 마지막 삼진 잡고만 한 번 봤다”며 “그동안 항상 제구가 안 되는 투수로 알려졌는데, 이제 안정감 있는 투수로 나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