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가 모처럼 청백전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주무기 체인지업에서 변화의 해답을 찾았다.
임찬규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3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하고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앞서 4경기 12이닝 13실점 평균자책점 9.75의 부진을 만회하는 깔끔한 피칭이었다.
특히 잇따른 수비 실책으로 위기를 맞이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침착했다. 안정된 제구와 주무기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선발이 아닌 구원 투수로 4회 등판한 임찬규는 1사 1루에서 2루수 정주현의 실책으로 1,2루가 됐지만 후속 2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5회에도 선두타자를 3루수 양종민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1사 1루에서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6회는 삼자범퇴.
경기 후 임찬규는 "늘 안 좋은 날에는 제구가 높고, 좋은 날에는 낮게 가더라. 오늘 대체로 낮게 들어갔고, 구속이나 변화구는 평소랑 비슷했던 거 같다"고 자신의 피칭을 평가했다. 실책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넘긴 임찬규는 "뭔가 지난번에도 그런 양상이 많았다. (위기를) 이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백전 부진이 거듭되면서 위축됐다. 임찬규는 "(오늘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었다. 집중을 많이 했다. 실전연습이다, 못 던져도 상관없다가 아니라 잘 던지고 싶었다. (자꾸 맞으니) 조금 스트레스를 받더라"며 "오히려 약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감독님 말씀처럼 왜 맞았는지 생각하고 느끼고 있다. 시즌 때 안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있다고 했다.
결과를 위해 투구 패턴에서 테스트 구종인 슬라이더 비율을 줄였다. 변화구로는 주무기 체인지업과 커브를 많이 던졌다. 이날 직구 23개, 체인지업 12개, 커브 8개, 슬라이더는 3개만 던졌다.
또한 체인지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임찬규는 "타자들에게 물어보니 체인지업이 직구와 확연하게 티가 났다더라. 스로잉에서 표시가 나고, 두 구종의 터널에 갭도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최근 체인지업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조금 나아졌다. 이전에는 체인지업 실투가 정타로 맞았는데, 오늘은 실투가 빗맞아서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터널'은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볼 때 같은 공으로 보이는 구간을 말한다. 투수의 손 끝을 떠나 타자 눈에 공의 궤도가 바뀌거나 꺾이는 것이 보이기 전까지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터널 차이가 있다는 것은 그동안 임찬규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달리 릴리스 포인트나, 팔 각도에서 일찍 차이가 나면서 타자들이 눈치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임찬규는 체인지업을 직구와 차이나지 않게 팔 각도를 올려 같게 수정했다. 이날은 좋은 결과로 나왔다. 임찬규는 "방향성을 잡은 것 같다. 슬라이더는 잠시 놔두고, 체인지업을 가다듬어야 한다. 타 팀과 연습경기가 시작되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