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고효준(37)이 1군 복귀 등판에서 씩씩한 투구로 1군 복귀를 알렸다.
고효준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8회말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으면서 몸 상태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했다.
이날 고효준은 첫 타자 김준태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고 전준우는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사 후 마차도는 1루수 뜬공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한동희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고효준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75경기 62⅓이닝을 소화하며 15홀드 평균자책점 4.76의 성적을 남기며 좌완 불펜 역할을 쏠쏠하게 했다. 하지만 FA 협상이 지지부진했고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3월 10일 롯데와 계약기간 1년 연봉 1억원 옵션 2000만원에 계약을 맺고 롯데에 잔류했다.
계약 이후 김해 상동구장에서 몸을 착실하게 만들면서 1군 복귀를 준비했던 고효준은 이날 특유의 씩씩한 투구로 그의 1군 복귀를 기다렸던 허문회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경기 후 허문회 감독은 “몸을 잘 만들어왔다. 왼손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저로서는 고효준의 복귀가 좋은 것이다. 어느 상황에서 활용해야 할 지 이제 구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곧장 1군 전력화를 시사했다.
경기 후 만난 고효준은 이날 “나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실험을 많이 했다. 투심과 좌우타자를 상대로 한 타이밍 등을 실험했다. 변화구를 던질 때 카운트별로 생각하고 있던 점들도 점검을 했다”고 전했다.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게 된 고효준의 표정은 결의에 차 있었다. 묵묵히 개인 훈련을 진행하면서 마운드로 돌아올 날을 기약했다. 고효준은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던 시기에도 혼자서 벽치기도 하고 캐치볼도 하면서 훈련을 잘 해왔다. 훈련을 하면서 체력을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고민했고, 작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생각하면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비시즌 구단의 울타리 없이 훈련을 하던 시기를 되돌아봤다.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이 되지 않았기에 만감이 교차했던 겨울, 그리고 초봄이었다. 현역 은퇴도 고민을 했지만, 아직 야구 공을 놓고 싶지 않았다. 야구에 대한 순수했던 그 열정을 다시금 되새겼다. 그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지만 저 자신에 대해 많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야구를 그만둘까도 고민을 했다. 하지만 아직은 내 실력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자신있게 더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뒤늦게 콜업이 됐지만 시즌을 맞이하는 모든 준비는 끝났다. 자신의 가치를 다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준비가 안됐으면 콜업이 안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준비는 다 됐다”면서 “나를 다시 보여주는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 가치도 다시 평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