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불꽃놀이 언제해요?" 안영명, 12년 기다린 홈 개막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4.16 09: 20

“기억이 잘 안 나요,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안영명(36)은 한화의 대전 홈에서 시즌 개막전을 경험한 유일한 투수다. 지난 2008년 3월29일 대전에서 치러진 한화의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중 지금까지 팀에 남은 현역 선수는 안영명뿐이다. 야수까지 엔트리 전체로 보면 송광민, 오선진도 있다. 김태균은 당시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빠져 있었다. 
무려 12년을 기다린 홈에서의 시즌 개막전에 대해 안영명은 “기억이 잘 안 난다. 마지막이 언제였는지…”라며 웃은 뒤 “선수들끼리도 말한다. 오랜만의 홈 개막전이라 큰 의미가 있는데 관중 없이 해야 하는 게 진짜 아쉽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전에서 홈 개막전이 열려도 무관중 경기가 유력해 축제 분위기는 낼 수 없다. 

7회초 백팀 안영명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5살·3살 된 아들과 지난 1월 얻은 막내 딸까지, 세 아이의 아버지인 안영명은 최근 아들로부터 “아빠, 불꽃 놀이는 언제해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모그룹이 화약 사업에 뿌리를 둔 한화는 홈 개막전 행사 때마다 화려한 불꽃 놀이를 하는 게 전통이다. 아들도 불꽃 놀이를 하는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모두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 
지난해 한화 홈 개막전 클리닝 타임 때 불꽃 놀이 이벤트가 진행됐다. / youngrae@osen.co.kr
안영명은 “아들에게 지금 왜 마스크를 써야 하고, 밖에 돌아다니면 안 되는지 잘 설명해줬다. 아들도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해주더라”며 “개막전 행사를 할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 뒤에 많은 팬들이 찾아주실 것이다. 선수들도 더 좋은 플레이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안영명은 대전에서 치러진 자체 청백전에 5경기 등판, 5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순조롭게 페이스를 조절 중이다. 그는 “지금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시즌 개막이 미뤄졌지만 준비를 더 단단히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청백전에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커브 연습을 많이 했다. 한 타자에 하나씩 던진다. 시즌 때도 상황에 맞춰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 최고참으로서 청백전을 통해 팀의 밝은 미래도 확인했다. 안영명은 “야수 중에선 노시환이 굉장히 올라왔다. 투수 쪽에선 김진영이 굉장히 좋아졌다. 배우려는 의지가 달라졌다. 구속과 성적이 워낙 좋아 (불펜) 라이벌이 생긴 것 같다. 나도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김진영은 불펜 전환 후 청백전 7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중이다. 
한화 안영명이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다음주부터는 청백전이 타팀과 연습경기가 시작된다. 빠르면 내달 초 개막이 유력하다. 안영명은 “오늘(15일) 미팅할 때 장종훈 수석코치님께서 연습경기 스케줄을 말씀해주시면서 시즌이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 더 긴장 모드로 개막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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