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넥센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중신 브라더스)가 대만프로야구에서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데뷔전 승리를 ‘하늘에 있는 아버지께 바친다’며 뭉클한 사연을 전했다.
로저스는 17일 대만 타이중 저우지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121구를 던지며 6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투구였다. 개막 3연패에 빠졌던 중신에 올 시즌 첫 승리를 안겨줬다. 7회까지 위력적인 구위로 무려 121구를 던졌다. 데뷔전 11탈삼진은 CPBL 역대 9번째 진기록.
![[사진] 에스밀 로저스. /CPBL 홈페이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18/202004181408777302_5e9a8d4c77fce.jpg)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18일 로저스의 인터뷰를 전했다. 로저스는 “팀의 시즌 첫 승을 기록해 기쁘다”며 “어제 밤에 기도를 하며, 돌아가신 아버지께 약속했다. 첫 승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바친다.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승리 뒷얘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대만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중신은 로저스를 영입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로저스는 15⅓이닝 16피안타 3피홈런 평균자책점 4.70으로 좋지는 않았다.
로저스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는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정규 시즌과는 다르다. 시범경기에서는 특정한 목적을 갖고 테스트했다. 이후 투수 코치의 조언으로 팔스윙을 줄인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는 퉁이 상대로 11개 삼진 중 9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각이 예리하게 떨어지며 퉁이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대만 매체 삼립신문은 “한국 언론은 한때 로저스를 발비노 갈베스와 비교하기도 했는데, 한 경기는 121구는 로저스에게 흔한 것은 아니다. 2018시즌 넥센에서 뛸 때 로저스는 최대 115구를 던진 적이 있다. 당시 13경기에서 평균 투구 수는 98.84구였다. 중신 데뷔전에서 팀의 3연패를 끊고 첫 승을 위해 121구를 던지는 성실함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