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출신 투수가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겪었던 살해 위협을 뒤늦게 고백했다.
미국 ‘팬사이디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뛴 전직 메이저리그 투수 돈 어거스트(57)가 지난 1996년 대만프로야구 시절 조직 폭력배들로부터 제안받은 승부조작을 거절한 위협 받았던 사연을 전했다.
어거스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살면서 겪은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지난 1996년 8월의 어느 날을 떠올렸다. 당시 신농 불스 소속이었던 어거스트는 원정경기를 마친 뒤 구단 관계자들과 찾은 술집에서 승부조작 사실을 알았다.
![[사진] 지난해 6월 밀워키에서 시구한 돈 어거스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18/202004181746778022_5e9abe9f57b06.jpg)
당시 20여명이 모인 룸에서 만난 대만 여성이 승부조작 사실을 알리며 1만 달러를 미끼로 제안했다. 어거스트가 “절대 하지 않겠다”며 거절하자 술집의 음악이 멈췄고, 파티가 끝났다. 본색을 드러낸 조직 폭력배들이 소리를 지르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어거스트는 “사람들을 보니 깡패였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내 심장이 계속 두근거렸다. 그 자리에서 나와 살아있다는 게 기뻤다. 총알을 피한 기분이었다”며 아찔했던 그날 밤을 돌아봤다. 이어 어거스트는 “메이저리거로서 내 이름, 내가 이룬 것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어거스트는 그해를 끝으로 대만을 떠났지만 승부조작 사건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1995년 도박사들이 개입한 고의 볼넷 남발로 승부가 바뀐 ‘검은 호랑이’ 사건이 1996년 드러난 뒤 리그가 휘청였다. 1997년에는 폭력조직 ‘흑사회’가 현직 감독을 칼로 찌르고, 선수들을 납치하며 승부조작을 협박한 충격의 사건도 있었다.
한편 우완 투수였던 어거스트는 1988~1991년 4년간 밀워키에서 88경기 34승30패 평균자책점 4.64의 성적을 냈다. 1992년부터 마이너리그에 머물렀고, 1995~1996년 대만에서 커리어를 마감했다. 문제의 사건이 있었던 1996년에는 14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