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걱정했네요.”
이현승(37・두산)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세혁을 1루수 방면 땅볼로 처리한 뒤 김인태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대한과 국해성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면서 이닝을 매조지했다.
스프링캠프에서 145km의 공을 던지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그였지만, 스프링캠프 귀국 직전 종아리 부상으로 ‘올스톱’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시범경기 취소와 개막전이 연기된 가운데 두산 선수단은 청백전을 치르며 실전 감각을 올렸다. 그러나 부사을 안고 있었던 이현승은 마지막 청백전에야 등판할 수 있었다.
2월 26일 이후 한 달도 더 된 다음에 이뤄진 실전 등판. 이현승은 “불펜에서 몸을 푸는데 계속해서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가지 않았다. 다행히 경기에서는 비슷하게 공이 들어갔다”라며 “부상도 재발할까 많이 걱정하고 경기를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현승은 “아직 100%의 몸 상태는 아니다. 역시 투수는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던질 수 있다면 이렇게 경기를 하면서 몸을 만드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2016년 56경기, 2018년 57경기에 나섰던 그는 2018년 39경기로 출장이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9경기를 나서는데 그쳤다. 잔부상들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도 갑작스러운 부상이 찾아오면서 이현승 스스로도 “준비가 그 어느때보다 잘 되고 있었는데 답답하더라”고 아쉬움을 크게 느끼게 됐다.
스프링캠프 마무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어깨 상태는 전성기 못지 않을 정도로 좋다고 자신했다. 묵직했던 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이기도 했다. 겨울동안 꾸준히 공을 놓지 않은 덕이다. 이현승은 “트레이닝파트와 상의를 했는데 쉬기보다는 꾸준히 공을 던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겨울동안 중간 중간 시동을 거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현승은 “이렇게 어깨 상태가 좋은 것은 오랜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에는 유독 좌완 불펜 자원이 부족하다. 함덕주를 제외하고는 핵심 불펜 투수들은 대부분 오른손 투수다. 그만큼 이현승의 부활이 필요한 이유다.
이현승은 “사실 내가 잘했다기 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유독 좌완 투수가 많이 올라오지 못했던 것 같다”라며 “기회를 받는 만큼 경쟁력을 증명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현승은 포스트시즌에 32경기 나와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16경기 평균자책점 0.55(16⅓이닝 3실점 1자책)로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지난해에도 이현승은 3경기 나와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2홀드를 올려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을 가을야구에 잘해준다”라고 굳건한 믿음을 보내기도 했다.
이현승은 ‘가을 활약’에 대해 미소를 지으면서도 “개막전부터 잘하도록 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밝혔다./ bellstop@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