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쓴소리 “144경기? 비 오면 밤 9시까지 기다릴지도”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4.22 05: 09

 KBO는 정규시즌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하고 팀 당 144경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현장 감독들의 “경기 수가 너무 많다. 줄여달라”는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1일 KBO의 개막일-경기수 확정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된다. 시즌 144경기는 선수들의 부상 우려, 경기 수준이 걱정된다”며 “이제 비가 오면 팬들은 밤 8~9시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21일 LG와의 첫 연습경기를 앞두고 “시즌 144경기는 항상 많다고 생각한다. (개막이 한 달 이상 연기된) 지금 시점에서 144경기를 치른다고 하면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까지 해야 한다. 힘들다. 감독이야 경기를 하면 되지만, 선수들이 굉장히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rumi@osen.co.kr

걱정은 경기력과 부상이었다. 김 감독은 “현장에서 보고 느낀다. 선수층이 얕다. 팬들 눈높이는 높아졌다. 현장에서 그 눈높이를 맞춰가야 하는데, 144경기를 하면 체력, 선수층이 그 수준에 못 미친다. (경기 수 축소) 수 없이 많이 이야기하는데, 안 되는 부분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KBO나 이사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쓴소리를 했다. 
우천 취소가 되면 더블헤더(주중), 월요일 경기(주말)를 실시한다. 최대한 경기가 순연되지 않도록, 우천 취소는 신중하게 결정될 전망. 김 감독은 “(개막이) 한 달 이상 늦어졌으니 그걸 감안해서 경기를 해야 한다. 중간에 장마 등 변수가 많은데… 올해는 비가 오면 밤 8~9시까지 기다릴 것 같다. 취소를 빨리 결정 못하고 팬들이 밤 9시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거 같다. 144경기를 강행한다고 하니 따라 해야한다”고 걱정했다. 
염경엽 SK 감독도 20일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다. 그는 “경기 수준과 선수들 부상 등을 고려해 144경기는 많다. 초반에 승부가 기울어지면 포기하는 경기도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시즌 막판에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팀들은 144경기를 채우기 위해 포기하는 경기를 한다”고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포기하는 경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다음 경기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올해는 그런 경기가 많아 질 거라고 본다. 일례로 더블헤더에 필승조가 다 들어간다면, 다음 경기는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면 3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경기 수를 조정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했다. 감염 선수가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경기수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