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투수로 가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KT 이강철 감독이 고졸 신인 투수 소형준(19) 칭찬에 열을 올렸다.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첫 연습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의 구위가 좋다. 가지고 있는 것(자질)이 좋다. 자체 시험을 통과했으니 다른 팀 상대로도 잘 던지면 A급 투수로 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였다. 소형준은 이날 한화 정예 타선을 맞아 6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를 따냈다. 최고 148km 힘 있는 직구(34개) 투심(20개) 외에도 체인지업(11개), 커브(9개), 슬라이더(7개) 등 변화구도 잘 구사했다.

특히 5회까지 4개의 병살타를 이끌어낼 만큼 주자가 나가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이 있었다. 이 감독도 경기 중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보시는 대로 편안하게 보고 있다”고 표현했다. 고졸 신인답지 않게 안정된 투구 밸런스, 커맨드,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경기 후에도 이 감독은 “아직 한 경기로 평가하기 이르지만 병살타 유도와 볼넷 이후 위기 관리에서 신인답지 않은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커맨드도 훌륭했다. 다시 한 번 좋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선발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유신고 출신 소형준은 189cm 92kg 큰 체구를 자랑하는 우완 정통파. 올해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지난해 청소년야구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고, 고교 무대에서 보기 드문 ‘완성형’ 투수 평가를 받았다. 자체 청백전에서 18이닝 18탈삼진 5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2.00으로 호투했고, 첫 교류전에도 A급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과시했다.
벌써부터 올 시즌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소형준은 “주목해주시는 만큼 더 발전해야 한다. 선배들의 루틴을 보고 배워야 하고, 확실한 결정구를 보완하고 싶다”며 “팀이 작년에 아쉽게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인왕 도전 여부에 대해선 “캠프 가기 전 철이 안 들었을 때 한 말”이라며 말을 아꼈다. 순수 고졸 신인왕은 2017년 이정후(키움), 2018년 강백호(KT), 2019년 정우영(LG)으로 최근 3년 연속 이어지고 있지만 선발투수 보직으로 신인왕을 받은 건 2006년 당시 한화 류현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사진] 2006년 신인 시절 류현진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22/202004221320779069_5e9fc780ddf8a.jpg)
류현진은 2006년 30경기에서 201⅔이닝을 던지며 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로 활약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개 부문 1위를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으로 사상 첫 MVP-신인왕 동시 석권의 역사를 썼다. 그 이후 고졸 신인 선발투수 중 누구도 10승 근처에 못 갔다. 지난 2018년 삼성 양창섭의 7승이 최다, 지난해 삼성 원태인의 112이닝이 최다 기록. 두 선수 모두 신인왕은 되지 못했다. 올해 소형준은 그 이상을 바라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