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덕 투수 프로젝트, 이도류 가능성+자신감 회복 ‘투트랙’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4.23 05: 22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종덕(22)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나종덕은 2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군 평가전에 등판해 2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무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에서 보듯 그는 포수가 아닌 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최고 구속은 142km까지 나왔다. 포심과 투심 등 패스트볼 2가지,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프로 레벨에서의 비공식 투수 데뷔전을 마쳤다. 
의아한 기록이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나종덕의 다재다능한 잠재력을 그저 지켜만보지 않았다. 나종덕은 지난 2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평가전 도중 왼 팔목 유구골 골절 부상을 당했고, 즉시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재활 기간은 3개월 정도 예상을 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 기간, 롯데 성민규 단장은 나종덕에게 투수 테스트를 제안했다. 나종덕은 중학교 때까지 투수로 활약했다. 성민규 단장은 스카우터 시절 때 지켜봤던 ‘투수 나종덕’의 잠재력을 잊지 않고 테스트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하려고 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 아니었다. 성민규 단장도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바로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포수로서의 포구 훈련, 타격 훈련이 불가능했던 시점이었기에 나종덕의 최대 강점인 어깨를 다른 방면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 
성민규 단장은 "단장으로 부임할 때부터 나종덕의 투수 테스트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포수로서 잠재력과 능력도 갖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안 될 때 투수 전향에 대한 얘기를 꺼내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다치게 되면서 바로 얘기를 꺼냈다”고 나종덕의 투수 테스트에 대한 배경을 전했다.  
현재까지의 과정은 만족스럽다. 현장에서 나종덕의 투구를 지켜본 구단 관계자들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진다”고 귀띔했다. 성 단장 역시 “변화구와 제구가 좋다. 또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자신감이 포수였을 때와는 또 다르다. 첫 등판에서 142km가 나왔지만 아직 마운드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볼 때마다 2~3km씩 빨라지고 있는데, 적응이 되면 구속도 더 올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수 전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당분간 투수와 포수를 병행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포수로서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선수 본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포수의 가능성을 포기하기 아깝다. 그리고 투수로 전향한다고 해도 100%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성민규 단장의 생각이다. 
그리고 투수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붙은 이 시기를 통해 나종덕도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나종덕은 강민호(삼성)가 떠난 뒤 후계자로 지목을 받았지만 경험이 일천한 가운데서 과도한 부담감을 짊어지고 1군 무대에 나섰다. 가능성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는 환경이었다.
성 단장은 “그동안 압박감이 심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면서 “하지만 투수를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그렇기에 다시 포수를 했을 때 투수로 던져봤던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투수 등판을 마친 나종덕의 생각은 어떨까. 나종덕은 일단 “손이 나을 때까지만 연습삼아 해보자고 말씀하셔서 투수로 해보고 있었다”면서 “오랜만에 투수로 나서니 재미는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다소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부상 회복 정도는 70%정도. 이후 재활 경과를 지켜보고 다시 포수 훈련과 타격 훈련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나종덕은 포수라는 포지션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지금은 투수로 완전히 전향하는 것은 아니다”고 완전 전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나종덕으로서는 부상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일단 나종덕의 다재다능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여러가지로 시험해보고 있는 과정이고, 프로 입단 이후 뚝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jhrae@osen.co.kr
롯데 나종덕이 미소를 짓고 있다.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