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닝 만루 홈런 두 방. 이른바 ‘한만두 사건’으로 유명한 박찬호(47)와 페르난도 타티스(45)가 다시 한 번 전설의 기록으로 회자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방? 다시는 없을 일’이라며 21년 전 메이저리그 진기록을 되짚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1999년 4월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타티스는 3회초에만 박찬호를 상대로 만루 홈런을 두 방이나 터뜨렸다. 1~2회 무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를 초래한 뒤 타티스에게 좌월 만루포를 맞았다. 타자 일순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도 타티스에게 다시 한 번 좌월 만루포를 맞아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당시 다저스 데이비 존슨 감독이 3회 판정에 어필하다 퇴장 당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박찬호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사진] 1999년 4월23일(현지시간)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방을 맞은 박찬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23/202004231220776597_5ea10a79b7896.jpg)
MLB.com은 ‘세인트루이스 3루수 타티스가 한 이닝 2개의 만루 홈런을 터뜨린 날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같은 투수 박찬호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이닝 만루 홈런 2개는 이날 이전과 이후, 앞으로도 다시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다저스 전담 캐스터 빈 스컬리는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 이닝에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놀라워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소속이었던 마크 맥과이어는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타티스는 지난해 한만두 20주년을 맞아 가진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슈퍼마켓을 가도, 주유소를 가도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질문만 한다. 나도 모르겠다. 어쩌다 보니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웃었다. 박찬호도 2018년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쿨하게 인정했다.
MLB.com은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함께 슈퍼스타로 크고 있는 타티스 주니어는 당시 생후 4개월도 되지 않았다. 타티스는 타티스 주니어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다’며 ‘아들의 업적이 어떻게 되든 아버지의 기록은 언제나 레코드북에 오를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진] 페르난도 타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23/202004231220776597_5ea10a7a06547.jpg)
비록 진기록을 헌납한 박찬호이지만 그의 업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MLB.com은 ‘박찬호는 17시즌 통산 124승을 거두며 2000이닝 가까이 던진 놀라운 커리어를 쌓았다’며 ‘이날 밤에는 2⅔이닝 8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11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3이닝도 안 돼 최소 11실점 이상 허용한 선발투수는 역대 23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