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로 잘 견딘 현대차 1분기, 판매 줄었지만 환율 환경 우호적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4.23 14: 37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빨간 불이 켜진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주)의 1분기 실적은 이런 예상을 뒤집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환율 환경이 우호적이었고, 합작법인에서의 매출 증대가 있었으며, 코로나19의 영향이 아직 실적에 반영되기 전이라는 것이다. 
일단 외형적인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5.6%, 영업이익이 4.7%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을 전하는 현대차의 내부 분위기는 썩 밝지 않다. 자동차 판매로만 보면 사실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경될 것이라는 점도 표정에 그늘을 씌우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3일 서울 본사에서 발표한 1분기 실적은 판매 90만 3,371대, 매출액 25조 3,194억 원(자동차 19조 5,547억 원, 금융 및 기타 5조 7,647억 원), 영업이익 8,638억 원, 경상이익 7,243억 원, 당기순이익 5,527억 원(비지배지분 포함) 이다. 이 중 자동차 판매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감소했다.
그렇다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는 어디서 이뤄졌을까. 앱티브 합작법인에서 약 1,000억 원의 기타 매출이 발생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1분기(1~3월) 글로벌 시장에서 90만 3,37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6% 감소한 수치다. (※ 도매판매 기준)
국내 시장에서는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 중단, 투싼 등 일부 차종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3.5% 줄어든 15만 9,061대를 판매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대비 11.1% 감소한 74만 4,310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가치가 지난해 1분기 1,125원에서 올해 1분기 1,193원으로 크게 하락하는 등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 작용, 신차 및 SU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미국 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인한 자동차 부문 매출 증가, 금융 및 기타 부문 매출 성장, 앱티브 합작법인 현물출자 관련 기타 매출 발생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5조 3,19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글로벌 SUV 차급 비중 상승에 따른 믹스 개선 효과 지속과 전사적인 원가 혁신 노력, 여기에 원화 약세 등의 긍정적 영향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대비 0.5%포인트 낮아진 83.2%를 나타냈다.
영업부문 비용은 잇따른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0.2% 증가한 3조 4,015억 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0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한 8,638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와 같은 3.4%를 나타냈다. 경상이익은 관계기업 손익 악화 및 외화 관련 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40.5% 줄어든 7,243억 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5,527억 원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영향의 본격화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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