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크라우스 전 시카고 불스 단장이 ‘더 라스트 댄스’의 악당으로 떠올랐다.
1985년 시카고 불스 단장직을 맡은 크라우스는 ‘불스 왕조’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당시 조던의 원맨팀이었던 불스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크라우스는 1987년 드래프트서 센트럴 아칸소대학출신의 무명 스카티 피펜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클렘슨대학의 파워포워드 호레이스 그랜트를 뽑아 첫 3연패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1988년 조던의 절친이었던 찰스 오클리와 센터 빌 카트라이트를 맞트레이드해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인물도 크라우스였다. 1995년 샌안토니오에서 내쳐진 ‘리바운드왕’ 데니스 로드맨도 크라우스가 영입했다. 크라우스는 '올해의 단장상’을 2회나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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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괴팍한 성격의 크라우스는 슈퍼스타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켰다. 1985-86시즌 조던은 발부상으로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크라우스는 조던을 아예 시즌아웃시켜 드래프트 로터리 지명권을 얻길 바랐다. 하지만 조던은 시즌 중 복귀를 고집했고, 팀을 극적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불스의 리빌딩 계획이 꼬이며 조던과 크라우스의 사이가 벌어진 결정적 사건이었다.
‘더 라스트 댄스’에서 조던은 크라우스에게 “당신은 키가 작아서 레이업도 못한다. 골대를 낮춰줄까?”라며 모욕이 섞인 농담을 한다. 조던이 단장을 대놓고 무시하면서 둘 사이에 불화가 깊어지는 장면이 여과없이 나온다.
크라우스는 직접 뽑은 피펜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무명대학출신에 집안사정까지 좋지 않은 피펜은 선수생활 초반 NBA지명 자체에 감사했다. 높은 연봉보다 안정을 원했다. 피펜은 1991년 7년간 1800만 달러(약 221억 원)에 장기계약했다. NBA 2인자였던 피펜의 위상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는 헐값이었다. 계약말기에 피펜은 불스내 연봉 6위, NBA 연봉 전체 122위에 불과했다.
결국 피펜은 본인의 계약에 불만을 품었다. 1997-98시즌을 앞두고 피펜은 일부러 발수술을 늦게 했다. 크라우스 단장은 노골적으로 “피펜을 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피펜이 빠졌을 때 불스는 패배를 거듭하며 위기를 맞는다. 조던의 신경도 유난히 날카로워지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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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스는 필 잭슨 감독에게도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통보했다. NBA 3연패를 노렸던 조던은 ‘리빌딩’을 먼저 염두에 둔 크라우스 단장과 극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크라우스 단장은 3연패를 이루기 전 불스멤버를 해체시키려 했으나 제리 라인스토프 구단주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불스는 내부 악재에도 불구 두 번째 3연패에 성공했다. 크라우스 단장은 2003년 불스 단장직에서 물러나 본업이었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 돌아갔다. 그는 2017년 77세로 생을 마감했다. 잦은 구설에도 불구 크라우스는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뛰어난 농구인이었다. ‘더 라스트 댄스’로 그의 인생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