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길었던 겨울. 이제 다시 그라운드가 다시 요동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2020시즌 K리그 개막에 대해 논의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스포츠 캘린더는 엉망이 됐다. 시즌 진행 중이던 유럽 축구와 농구와 배구 등 겨울 실내 스포츠는 모두 중단됐다.

한국 스포츠계 역시 코로나로 인해 큰 피해를 봤다. 한국 남녀 프로 농구와 배구는 사상 초유의 시즌 조기 종료를 택해야만 했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던 야구와 축구는 개막이 지연됐다.
K리그의 경우 코로나 여파로 인해 애초 잡은 예정일(2월 29일)서 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 팀의 연습 경기 등도 제한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유럽&미국 등 다른 지역과 달리 한국은 정부의 발빠른 대처와 시민들의 성숙한 행동으로 코로나의 위험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었다.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고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의 완화에 나섰다. 정세균 국무 총리가 직접 "신규 확진자 발생이 확연히 줄었다. 야외 스포츠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해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발언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인 연맹은 지난 21일 그간 금지됐던 K리그 팀들 간 연습경기와 미디어의 취재를 허용했다. 지난 23일 K리그 팀들 중 최초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FC가 연습 경기를 가졌다.
앞서 K리그와 함께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던 한국프로야구(KBO)가 먼저 5월 5일로 개막을 확정했다. K리그 역시 너무나 길었던 겨울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날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는 2020시즌 개막을 위한 세부 사항이 조율됐다. 가장 먼저 정해진 것은 개막일. 연맹은 당초 예정일인 2월 29일에서 70일 늦어진 5월 8일 개막을 확정했다. 이날 전주에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야간 경기로 개막을 알리고 여타 팀들은 9일과 10일 첫 경기를 치른다.

다음으로 2020시즌 K리그의 세부 일정이 정해졌다. 78일이나 늦어진 개막으로 인해 경기수 축소가 불가피한 사항. 연맹은 K리그1의 경우 정규 시즌 22경기 이후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택했다.
파이널 라운드가 없는 K리그2의 경우 10개 구단이 모두 3번씩 만나서 27라운드 경기를 가진다. 이 경우는 어쩔 수 없이 홈 경기서 손해를 보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우선 K리그1은 정규라운드까지는 모든 팀이 홈경기 11회, 원정경기 11회를 동일하게 치른다. 이후 파이널라운드 5경기는 정규라운드의 성적을 기준으로 파이널A의 상위권 3팀(1위~3위), 파이널B의 상위권 3팀(7위~9위)이 홈경기를 3회(원정경기 2회)씩 치르게 된다.
K리그2는 지난주에 완료된 추첨 결과에 따라 5개팀이 홈경기 14회(원정 13회), 나머지 5개팀이 원정경기 14회(홈 13회)를 치르게 된다.
무관중 여부도 정해졌다. K리그 역시 KBO와 마찬가지로 시즌이 개막하더라도 감염 예방을 위해 일단 무관중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맹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개막 이후 당분간 모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개막 이후 당분간 모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유관중 전환은 추후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대로 연맹이 신속하게 시점과 방식을 정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유관중 전환은 추후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대로 연맹이 신속하게 시점과 방식을 정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승강팀은 K리그1서 상주 상무 포함 2팀이 K리그2로 내려간다. 2021년부터 상주시가 시민구단을 창단하고 국군체육부대가 새로운 연고지에서 K리그 참가를 지속할 경우, 두 팀 모두 K리그2에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른 2020시즌 승강팀수 및 승강제 방식은 상주상무가 K리그1 최하위(12위)를 기록할 경우 상주와 K리그2 우승팀이 자리를 맞바꾸고 K리그1 11위팀과 K리그2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만약 상주가 K리그1 최하위가 아닐 경우 상주와 K리그1 최하위팀 총 2팀이 강등되고 K리그2 우승팀과 K리그2 플레이오프 승리팀 총 2팀이 승격한다. 이 경우 승강플레이오프는 치르지 않는다.
시즌 진행 중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감염자의 소속팀은 최소 2주간 경기를 갖지 않고 해당팀의 경기는 연기된다. 또한 역학조사 결과 확인된 증상 발생 시점 전후로 감염자의 소속팀과 경기를 치렀던 팀들의 경기도 최소 2주간 연기된다.
경기 당일에 선수나 코칭스태프, 심판 등 필수 경기 참여자가 코로나19 확진이 확인된 경우 해당 경기는 즉시 중지한다. 이후 경기일정 조정은 연맹 사무국이 직권으로 진행한다.
발열 등 의심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의심증상자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경기를 진행한다. 감염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의 사태로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어려울 경우 리그를 중단하고, 리그 재개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리그를 종료한다.
K리그1은 22라운드까지, K리그2는 18라운드까지 경기가 진행된 이후에 리그가 종료된 경우에는 정상적인 리그 성립으로 보아 우승팀과 순위, 수상,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등을 모두 인정한다.
리그 종료를 결정한 시점에 각 팀간에 치른 경기수가 상이할 경우, 순위는 모든 팀이 동일한 경기수를 치른 마지막 라운드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정한다.
K리그1 22라운드, K리그2 18라운드까지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리그가 종료된 경우에는 리그 불성립으로 보아 우승팀과 순위 등은 가리지 않고,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추후 별도 기준을 마련한다.
리그가 불성립되더라도 팀과 개인의 경기기록은 모두 인정한다. K리그1만 리그가 성립하고 K리그2가 불성립할 경우에는 강등팀은 있고 승격팀은 없다.
반면 K리그1이 불성립하고 K리그2만 성립할 경우 상주만 강등되고 K리그2에서는 우승팀 한 팀만 승격한다. K리그1과 K리그2 모두 불성립할 경우 상주만 강등되고 승격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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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축구회관=박형준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