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연기된 개막이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에게 운명의 복귀 일자를 만들어줬다.
나성범은 지난 2019년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이 꺾이는 큰 부상을 당했다. 십자인대 파열 소견이 나왔고 이틀 뒤인 5월 5일, 차디 찬 수술대 위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과 동시에 기나 긴 재활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후 나성범은 국내에서 초기 재활을 진행한 뒤 9월부터 11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BSTI)로 넘어가 막바지 재활을 진행했다. 순조로운 재활 과정 덕분에 나성범은 스프링캠프 막판 연습경기부터 타석에 들어서는 등 제한적이지만 경기 감각을 쌓아왔다.

만약 3월에 정상적으로 개막을 했다면 나성범에게는 다소 시간이 부족할 수 있던 상황. 하지만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나성범은 조금 더 실전 감각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구단과 나성범 모두 시간을 번 셈이다.
결국 5월 5일로 개막이 확정이 됐고, 나성범은 최근 수술 부위 검진 결과 주루플레이를 해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수비 포지션까지 소화하기는 이르지만 지명타자로 타격과 주루를 할 수 있는 조건은 만들어졌다. 현재 페이스로 흘러간다면 개막전 출장은 문제가 없다.
공교롭게도 올해 5월 5일 개막전은 나성범이 무릎 수술을 받은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다.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가 되면서 개막전이 운명의 복귀전 날짜로 결정이 됐다. NC 이동욱 감독은 “지금 페이스라면 개막전 라인업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하며 나성범의 개막전 복귀를 기정사실화 했다.
나성범도 개막전이 수술을 받은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안 좋은 일도 많았고 빨리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시간을 벌게 되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면서 “개막 일정을 확인하고 좀 웃기더라.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에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주루 플레이도 이제는 조금씩 소화하고 훈련 강도도 차츰 늘려갈 예정이다. 그는 “일단 병원에서 주루플레이를 해도 된다는 얘기를 직접 들으니까 기분이 좋았다”면서 “아직은 100%로 뛰지는 않지만 그에 가깝게 뛰려고 하고 있고 차차 좋아지게 된다면 수비 훈련도 들어갈 것이다”고 전했다.
수비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실전에서 수비를 뛸 수 있어야 나성범의 완전한 복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순리대로, 급하게 진행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수비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물론 나도 최대한 수비를 빨리 하고 싶다. 하지만 몸이 되면 하려고 한다. 급하게 하려고 하면 역효과도 있을 것이에 하고 싶어도 못 할 수가 있다”면서 “내 몸을 위해서라도 시간을 두면서 기다리고 있다. 주루도 100%로 하고 심리적으로도 괜찮아지면 트레이닝 파트와 감독님과 얘기를 해서 스케줄을 정할 것이다”고 했다.
타격의 경우도 차츰 타석 수를 늘려나갈 전망. 오는 26일 NC 1군은 KIA와 창원 NC파크에서 연습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2군은 옆에 있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롯데 2군과 평가전을 갖는다. 이때 나성범은 오후 1시에 열리는 2군 경기에서 두 타석 정도를 소화한 뒤 오후 6시에 열리는 1군 경기에도 출장해 타격감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나성범은 “잘 맞을 때도 있고 안 맞을 때도 있다. 고민을 하다보면 슬럼프로 빠지는 길이다.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면 슬럼프에 빠지기 때문에 좋은 생각만 하려고 하고 있다”며 타격 역시 긍정적인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완전한 복귀를 꿈꾸고 있고 팬들이 가득찬 야구장에서 경기하는 완전한 정규시즌도 바라고 있는 나성범이다. 그는 “상대 팀과 연습경기를 하고 있지만 시즌을 제대로 하려면 팬 분들도 많이 오시고 응원소리도 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팬 분들이 있기에 저희도 있는 것이다. 빨리 상황이 나아져서 무관중이 아니라 팬 분들도 경기를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