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T1의 클러치 플레이어 ‘커즈’ 문우찬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0.04.26 07: 02

 스포츠에서 ‘클러치’는 접전의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플레이를 의미한다. ‘클러치’ 능력을 선보인 선수를 ‘클러치 플레이어’라고 하는데, T1의 정글러 ‘커즈’ 문우찬은 결승전에서 이러한 면모를 제대로 드러내며 우승을 이끌었다. 문우찬의 날카로운 경기력 앞에 젠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T1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젠지와 결승전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2019 스프링 시즌부터 3시즌 연속 우승을 거머쥔 T1은 팀 역대로는 통산 9번째 LCK 우승의 금자탑을 완성했다.
이날 문우찬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청산유수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만점 활약’이었지만 사실 과정은 평탄하지 못했다. 젠지는 에이스인 ‘클리드’ 김태민의 발을 풀어주려는 듯 문우찬을 집중 견제했다. 3세트 바루스를 제외하고 젠지는 밴 1페이즈에서 모두 정글 챔피언을 금지했다. 정글 밴에 크게 투자하지 않았던 T1과 대조적이었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결국 젠지의 오산이었다. 경기 후 온라인 인터뷰에서 문우찬이 “나는 많은 챔피언에 자신감이 있다”고 밝힌 것처럼 젠지의 전략은 문우찬의 넓은 챔피언 폭 때문에 큰 효력을 내지 못했다. 문우찬은 “최근 젠지 경기를 분석했을 때, 김태민 선수의 챔피언 폭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밴 카드를 이끌어냈을때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다재다능한 문우찬은 경기 내에서도 핵심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T1의 우승을 견인했다. 1세트의 ‘클러치’ 순간은 2분 경 발생했다. 그레이브즈를 선택한 문우찬은 스마트한 동선 설계로 적 칼날부리 사냥을 마쳤는데, 라인을 밀고 시야를 확보하던 ‘비디디’ 곽보성의 아지르와 마주쳐 선취점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T1은 ‘페이커’ 이상혁이 뽑은 코르키의 성장을 앞당길 수 있었다.
2세트에서 올라프를 선택한 문우찬은 이상혁과 찰떡같은 호흡으로 스노우볼을 거세게 굴렸다. 이상혁-문우찬의 끈끈함은 경기 시작부터 이어졌다. 이상혁의 코르키는 1분 경 시야를 미리 확인해 젠지의 노림수를 간파하고 문우찬의 올라프를 살렸다. 문우찬의 올라프는 강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오브젝트를 독식 했으며, 12분, 24분 경에는 적의 핵심 챔피언인 이즈리얼, 질리언을 제압하기도 했다.
3세트는 문우찬의 정확한 강타 활용이 빛났다. 사실 LCK에서 김태민의 강타 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금일 경기에서도 젠지는 김태민을 믿고 오브젝트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문우찬의 집중력은 검증된 김태민의 감각을 뚫을 정도로 대단했다. 8분, 11분 경 결정적인 순간 ‘협곡의 전령’ ‘드래곤’을 모두 빼앗은 문우찬은 순식간에 팀에 주도권을 부여했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문우찬은 2020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 MVP에 선정됐다.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문우찬은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문우찬은 “그동안 나를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코치진, 감독, 팀원들에게 모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lisc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