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다. 전력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의 공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 왔다. 롯데가 준비한 대체 선발들에게 시즌 성패를 결정할 수 있는 개막 후 첫 한 달의 운명이 달렸다.
롯데는 지난 28일,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미국으로 출국해, 당분간 자리를 비운다”며 “평소 지병이 있던 부친의 병세가 깊어짐에 따라, 샘슨은 특별 휴가를 받아 고향인 미국 시애틀로 잠시 돌아간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말, 스프링캠프 합류 당시에도 부친의 병환이 깊어지면서 정상적인 캠프 합류가 늦어질 뻔 했던 샘슨이었다. 하지만 다시 병세가 악화되면서 결국 구단에 출국 요청을 했고, 구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성민규 단장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데다 귀국 후의 격리 기간이 걱정이지만 구단은 샘슨이 미국으로 잠시 돌아가 가족을 만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허문회 감독 역시 “야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가장 많이 신경 쓰일 것이다. 부담없이 다녀왔으면 좋겠다. 다녀와서 잘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늦어진 개막이 5월 5일로 결정이 된 상황, 그리고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해외 입국자들에게 2주 간의 의무적인 자가 격리 조치까지 내렸다. 결국 샘슨은 예정된 5월 초에 귀국을 한다고 하더라도 2주 간 자가 격리를 한 뒤 선수단에 합류해야 한다. 다시금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결국 롯데는 샘슨 없는 선발진으로 5월 한 달 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사진] 김건국-김유영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29/202004290139774849_5ea85f0b083d7.jpg)
샘슨의 빈 자리를 누군가는 대체해서 한 달을 버텨야 하는 롯데다. 현재 샘슨을 제외하고 댄 스트레일리, 박세웅, 노경은, 서준원으로 선발진을 사실상 꾸린 상태다.
일단 샘슨의 빈 자리는 서준원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쳤던 인원들이 돌아가며 공백을 채울 전망이다. 일단 김건국, 김유영이 스프링캠프부터 자체 청백전까지 선발 준비를 하면서 투구수를 대폭 끌어올린 상태다.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등의 변수 등을 고려해 선발을 소화할 수 있도록 대체 자원들을 준비했다.
김건국은 지난해 37경기(5선발) 3승3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선발은 물론 롱릴리프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고, 올해는 선발 준비까지 마쳤다. 유력한 대체 후보다.
김유영은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예비역이다. 상무에서 팔꿈치 통증을 털어내는 수술을 받았고 올해 선발 준비를 할 정도로 기량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산 91경기에서 1패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통산 선발 등판은 한 차례에 불과하다. 선발 경험은 아직 일천하다.
![[사진] 장원삼-윤성빈-이승헌 /OSEN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4/29/202004290139774849_5ea85f0aa48e0.jpg)
퓨처스리그에도 대체 선발 후보들은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LG에서 방출된 뒤 롯데에서 현역 연장을 택한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삼이 대표적. 통산 354경기 등판해 121승을 거뒀다. 선발 경험 자체는 풍부하다. 단기적인 대체 선발로 활용하기 위해 구단에서 영입했고, 샘슨의 대체 선발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한 미국 ‘드라이브라인’센터에서 교정을 받았던 윤성빈과 이승헌도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샘슨의 대체 선발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가늠할 전망이다.
성민규 단장은 “퓨처스 팀 선발 자원들이 로테이션을 돌며 선발진 공백을 최소화 하고자 준비중이다”면서 팀 내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샘슨의 공백을 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최하위의 오명을 벗어내고자 비시즌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올 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했던 롯데다. 하지만 늦어진 시즌의 최대 분수령인 개막 후 첫 한 달을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 치러야 한다. 약 한 달 가량 이어질 샘슨의 공백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채우느냐가 롯데의 올 시즌의 운명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