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이대호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다. 지난해 롯데 복귀 후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나 여전히 실력이 뛰어나고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명예회복을 기대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5리(485타수 138안타) 16홈런 88타점 48득점을 기록했다. 2003년 이후 16년 만에 2군행 통보를 받는 아픔도 겪었다. 지난해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지긴 했지만 이대호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팀 성적이 부진할 때면 비난의 화살은 이대호에게 집중됐다.
이대호는 겨우내 열심히 땀을 흘렸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철저한 식단 관리와 강도 높은 훈련을 병행하며 한눈에 봐도 날렵해진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는 저도 그렇고 팀도 마찬가지였다. 서로서로 좋지 않았다"면서 "지난해는 지난해이고 올해는 올해다. 분명 작년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이대호의 말이다.
2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의 1루 수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10개 구단에서 이대호 같은 1루수는 없다. 잘 던지고 잘 잡는다. 타격도 뛰어나다. 조선의 4번 타자 아닌가. 우리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고 말했다. 또 "잘 한번 생각해보라. 10개 구단에서 이대호보다 잘 하는 선수가 있는가. 겨우내 몸을 잘 만들었다. 감독으로서는 잘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참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이대호 또한 1루 수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는 "1루수로 시즌을 나간다고 생각하고 몸을 만들었다. 지명타자보다는 나의 수비 자리가 있는 게 낫다. 몸도 더 풀 수 있고 수비를 하면서 실력도 좋아지고 제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 신본기, 안치홍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열심히 하고 후배들을 잘 다독거린다. 그런 부분에서 감동을 받기도 했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놀랄 정도다. 자기들이 더 열심히 한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