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안 올라와" 차우찬도 느림의 미학, 103km 슬로 커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5.01 05: 24

“생각보다 구속이 안 올라온다”. 
LG 토종 에이스 차우찬(33)의 구속이 예전 같지 않다. 전성기 시절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렸지만 최근에는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 지난달 21일 잠실 두산전, 29일 대전 한화전 교류전 연습경기 모두 최고 구속은 141km에 그쳤다. 

29일 LG가 한화를 꺾고 연습경기 3연패를 끊었다. 이로써 LG는 교류전 연습경기 첫 승 이후 3연패를 끊었다. 2승3패. 반면 한화는 3패2무로 5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한화는 5월1일 수원 KT전 교류전 마지막 경기에서 첫 승을 노린다. 이날 LG는 한화를 상대로 4-3으로 승리했다.1회말 LG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ksl0919@osen.co.kr

하지만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차우찬은 위력적이었다. 교류전 2경기에서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정확한 코너워크로 몸쪽 낮게 깔리는 직구, 바깥쪽 흐르는 슬라이더가 날카로웠다. 여기에 각도 크고 느린 커브도 효과적으로 썼다. 
지난 29일 한화전에서 5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차우찬은 5일 잠실 두산전 개막 준비를 마쳤다. 경기 후 그는 “개막전 마지막 점검이었는데 이닝도 길게 갔고, 투구수도 적당했다. 직구, 변화구 모두 제구가 잘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최고 141km에 그친 직구 구속. 차우찬은 “준비한 것에 비해 생각보다 구속이 안 나온다. 그래도 볼끝과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구속에) 욕심내지 않고 (시즌 들어가서) 올라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차우찬은 시즌이 흐를수록 구속이 상승했다. 날이 풀리면 구속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직구 구속이 느려도 통할 수 있었던 건 타이밍 싸움이었다. 이날 79개 공 중에서 13개를 커브로 던졌다. 최저 103km 슬로 커브도 있었다. 카운트 잡는 용도뿐만 아니라 결정구로도 통했다. 5회 하주석을 109km 커브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정은원도 볼카운트 2-2에서 107km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아 중견수 뜬공 유도했다. 
차우찬은 “작년 후반부터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효과를 봤다. 일부러 더 느리게 던지려 하진 않는다. 타이밍 빼앗는 데 집중하다 보니 커브의 각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박병호(키움)에게 3연속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그때 자신감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회초 LG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지난 2011년, 2012년, 2016년 삼성에서 개막전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차우찬은 LG에서 첫 중책을 맡는다. 그는 “개막전 경험이 있어 부담이 크게 없지만, 시즌 첫 경기인 만큼 항상 책임감이 따른다”며 커리어 하이 시즌 도전에 대해 “자신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준비를 잘한 만큼 한 번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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