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홈런왕은 캐딜락을 타고 타격왕은 포드를 탄다'라는 메이저리그의 격언도 홈런의 매력을 설명하는 말이다. 한순간에 경기 결과를 뒤바꿀 힘이 있고 하늘을 수놓는 호쾌한 한 방은 보는 이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만큼 매력 만점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홈런 타자가 즐비했던 삼성은 한 방에 목마르다. 2017년부터 3년간 4번 중책을 맡으며 장타 생산에 앞장섰던 다린 러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팀을 떠난 뒤 장타 갈증은 더욱 심해졌다. 선수 구성상 거포형 타자가 부족한 삼성은 김동엽과 이성규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을 포함한 6차례 교류전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적 첫해 2할1푼5리(195타수 42안타) 6홈런 25타점 15득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김동엽은 레그킥을 시도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귀국 후 자체 평가전에서 타율 3할7푼5리(32타수 12안타) 3홈런 9타점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교류전에서는 타율 2할1푼7리(23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진은 홈런 타자의 숙명이라고 하지만 팀내 타자 가운데 삼진(6개)을 가장 많이 당했다. 타격의 정확도를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교류전에서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지만 긍정적인 요소를 찾는다면 교류전 최종전에서 첫 홈런을 터뜨리며 반전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김동엽은 1일 사직 롯데전에서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0-1로 뒤진 2회 무사 1루서 롯데 선발 서준원과 풀카운트 끝에 좌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 이성규는 타율 2할5푼(16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대구 KIA전에서 멀티 아치를 그리며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했다.
이날 7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성규는 2회 2사 후 KIA 선발 홍건희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직구(143km)를 공략해 좌월 1점 홈런(비거리 115m)으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이성규는 1-4로 끌려가던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6번째 투수 하준영을 상대로 105m 짜리 좌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직구(139km)를 힘껏 받아쳐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05m.
손목 힘이 워낙 좋아 언제든지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 상대 투수가 이성규의 입맛에 맞는 직구만 던질 리가 만무하다. 19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삼진 1개에 불과할 만큼 선구안이 좋아졌다는 건 정규 시즌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교류전은 정규 시즌을 위한 마지막 시험 무대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동엽과 이성규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장타 본능을 마음껏 뽐내며 삼성의 홈런 갈증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