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개막 초반 ‘깜짝’ 카드들이 관심을 모은다.
지난 2일 사전 제작된 뒤 3일 방송된 2020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선 예상하지 못한 감독들의 전략이 공개됐다. 5일부터 개막하는 시즌 초반 주목할 만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대구 NC전을 앞둔 허삼영 삼성 감독은 “현재까진 타일러 살라디노가 개막전 유격수”라고 밝혔다. 빅리그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 ‘멀티맨’ 살라디노는 삼성에서 3루수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습경기에서도 3루수로 가장 많은 4경기를 소화했고, 유격수와 1루수로는 1경기씩 선발출장했다.
삼성은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이학주가 왼쪽 무릎 통증으로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연습경기에서 신인 김지찬을 비롯해 이성규, 김재현을 유격수로 시험했지만 허삼영 감독은 살라디노를 택했다. 1루로 포지션 이동을 준비하던 이원석이 다시 3루로 돌아가고, 이성규가 1루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살라디노의 유격수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원석과 이성규로 구성된 핫코너가 타선의 장타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의 개막 두 번째 선발투수도 예상 못한 깜짝 카드다. 5일 문학 SK전 개막전 선발투수로 워윅 서폴드를 밝힌 한용덕 한화 감독은 개막 다음날 선발 질문을 받자 “임준섭 나간다. 그동안 선발 경험도 많고, 계속 준비를 잘해왔다”고 말했다. 스윙맨 임무를 맡은 임준섭은 자체 청백전부터 연습경기까지 8경기에서 18⅔이닝 5자책점 평균자책점 2.41로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청백전에선 선발로도 3경기를 던지며 최대 4이닝까지 소화했다.

2선발 채드벨이 팔꿈치 염좌로 개막 합류가 불발된 한화는 장시환, 장민재의 순서를 앞당기는 대신 임준섭을 개막 2선발로 선택했다. 기존 투수들의 등판 순서를 지키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 전략이다. 한용덕 감독은 채드벨이 빠진 자리는 대체 선발에 불펜 총력전을 예고한 바 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다음날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임준섭의 스타트가 중요하다.
개막 시리즈는 아니지만 KT의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는 투수 소형준은 4선발로 시작해 눈길을 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의 등판 날짜에 대해 “두산과 첫 경기에 나간다. 4선발이다”고 밝혔다. KT는 수원에서 롯데와 개막 3연전을 치른 뒤 8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 원정 3연전이 예정돼 있다.

당초 5선발로 낙점된 소형준은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6경기 24이닝 5자책점 평균자책점 1.88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위치가 앞당겨졌다. 지난해 우승팀 두산을 상대로 데뷔전을 갖게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처음부터 강하게 클 수 있는 기회이지만,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도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