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은 전쟁터-퓨처스는 육성” 허문회 감독이 강조한 이원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5.04 18: 02

“1군은 전쟁터이자 싸워야 하는 곳이다. 그리고 2군은 육성을 해야 하는 곳이다.”
KBO리그는 대체적으로 1군 중심으로 구단이 운영되어가고, 단장 역시 현장의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하고 있다. 퓨처스리그는 미래를 위한 젊은 선수들이 경연하는 장이기도 하지만, 1군 엔트리를 오가는 선수들에게는 생존의 무대이기도 했다.
만약 후자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퓨처스리그라는 본질이 퇴색되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정체되기 마련이다. 퓨처스리그는 궁극적으로 팀의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팀이 건전하게 돌아간다.

롯데 허문회 감독. / rumi@osen.co.kr

롯데는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뒤 1군과 퓨처스리그를 철저하게 이원화 시켰다. 허문회 감독이 1군 선수단 운영을 맡고 있고, 퓨처스팀은 철저하게 성민규 단장과 래리 서튼 감독 중심으로 재편했다. 허문회 감독이 퓨처스팀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 모양새다. 
외부의 시선에서 보기에는 구단과 현장 사이의 알력 다툼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허문회 감독은 이러한 구단의 이분화 전략에 동의했다. 허문회 감독은 “1군은 전쟁터다. 퓨처스팀은 육성이 위주로 되어야 한다. 이를 잘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즌 동안 그렇게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군과 퓨처스팀의 이원화를 찬성한는 입장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만 퓨처스팀 코치들도 선수들의 육성에 대한 동기부여와 책임감이 생길 수 있다”며 “보고는 꾸준히 받고 있다” 힘주어 말했다. 구단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퓨처스팀의 육성 플랜이 결국 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
개막을 앞두고 1군 선발 투수들이 퓨처스팀으로 이동해 던지지 않은 것이 대표적. 개막을 앞둔 타구단과의 연습경기 횟수가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고 타 구단들의 등판 간격이 꼬이는 면이 있었다. 1군 선발 투수들이 이를 대체하기 위해 퓨처스 연습경기에 등판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롯데는 선발 자원 중 노경은이 타구단 연습경기에 등판하지 않았고, 퓨처스팀 연습경기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에 허 감독은 “퓨처스팀의 일정과 계획이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우리 선발 투수들이 개막을 앞두고 적정 투구수는 모두 맞춰놓았다”는 말로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아드리안 샘슨이 부친 병환의 악화로 미국으로 일시 출국하면서 생긴 선발진의 결원도 퓨처스팀의 보고를 믿고 있다. 베테랑 투수인 장원삼은 구단의 관리 아래 퓨처스팀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승헌, 최하늘, 김현종이 순서대로 등판해 대체 선발 테스트를 받고 있다. 1군에서 선수를 콕 찝어놓지 않고 퓨처스팀의 육성 계획에 따라 가장 보고가 좋은 선수들을 쓰겠다는 판단이다. 허 감독은 “퓨처스팀의 보고를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원삼은 퓨처스 연습경기 4경기에 선발 등판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 4경기에서 15이닝 4자책점, 12피안타(2피홈런), 4사구 1개, 16탈삼진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비시즌 구단이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에 교육을 보내는 등 심혈을 기울인 자원인 이승헌은 2경기 7이닝 2실점(1자책점) 6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구속 저하가 고민이었던 이승헌은 이 기간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9km까지 찍었고 평균 140km 중반대의 구속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아직 1년도 채 보내지 않은 성민규 단장-허문회 감독 체제다. 그러나 일단 팀의 체질이 조금씩 바뀌고 있고 ‘꾸준하고 장기적인 강팀’이라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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