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개막 엔트리는 다소 의외였다. 특히 포수 엔트리가 그랬다. 롯데가 오프시즌 트레이드로 야심차게 영입한 지성준이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BO는 지난 4일, 10개 구단 개막 엔트리를 발표했다. 롯데는 28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포수 엔트리에 정보근과 김준태를 포함시켰다. 오프시즌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지성준이 제외되는 의외의 상황이 연출됐다.
허문회 감독은 NC, 삼성과 치러진 연습경기 동안 정보근과 김준태를 선발로만 내세웠다. 6번의 연습경기 동안 정보근(5회), 김준태(1회)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성준은 후반에 출장을 하거나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경우가 잦았다.지성준은 그동안 한 번도 선발로 출장하지 못했다. 연습경기 기간 동안 지성준이 갖고 있는 역량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기 후반 지성준이 수비력을 펼쳐 보일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는 정보근과 김준태에 비해서는 많지 않았다.

결국 개막 엔트리에서는 지성준이 제외됐고 정보근, 김준태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144경기, 그리고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등 엔트리의 변수가 많은 시즌이 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지성준의 개막 엔트리 제외가 크게 와닿을 수 있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는 한 시즌을 시작할 때 구단이 상징하고 의미하는 바와 같다. 이미 1군 레벨에서 기존 포수 자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력을 지녔고 성과도 냈던 지성준이 새로운 팀에서 개막전 엔트리에 제외됐다는 사실을 충분히 논란이 일법한 문제다.
다만 지성준이 제외된 이유를 추측할 수는 있다.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는 올해 KBO리그 선수들을 처음 봤고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처음 지도하고 평가했다.그리고 허문회 감독은 포수 진영 개막전 엔트리에 대해 “수비를 우선해서 볼 것이다”고 말했다. 지성준보다는 정보근, 김준태의 포수 수비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한, 개막전 선발로 예고된 댄 스트레일리가 김준태를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자체 청백전 기간 동안 구단은 스트레일리와 김준태의 호흡이 괜찮다는 판단을 내렸고 스트레일리의 등판 때 지성준보다는 김준태, 정보근의 배터리 조합을 고민하게 했다.
아울러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4명의 투수를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야수보다는 투수진에 비중을 뒀다. 허문회 감독은 지난 1일 삼성과의 마지막 연습경기가 끝나고 "13~14명의 투수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고 말하며 야수진보다 투수진 엔트리에 좀 더 비중을 두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바 있다. 이러한 허문회 감독의 성향에 따라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는 상황에서 지성준이 제외됐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어차피 확실한 주전이 없다면 제 1포수가 약 80경기 정도 출장한다는 가정을 해야 한다. 과연 지성준은 개막 엔트리라는 상징성에서 배제된 가운데 롯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