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을 담은 대형플래카드였다.
5일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대망의 2020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관중 대신 대형플래카드가 걸렸다. 무관중의 아쉬움을 대신하는 마음이었다.
역시 예년의 개막전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작년까지는 개막전은 축제였다. 경기가 열리기 수 시간 전부터 야구장 주변은 시끌벅적했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매표소에 장사진을 쳤다. 팬들은 스타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아빠와 엄마 손을 잡은 어린이들은 들뜬 얼굴이었다.
주최 구단이 풍성하게 마련한 각종 이벤트 행사는 팬들의 눈길을 끌어 모았다. 스폰서 업체들은 각종 경품 이벤트를 열었다. 경쾌한 음악들은 팬들을 들썩이게 만든다. 야구장 장내 상점을 물론 주변 상인들도 식음료를 파느라 정신이 없다.
그 당연한 모습이 올해는 없었다. 올해는 코로나 19 감염 사태로 인해 개막이 5주 이상 늦어졌다. 결국 확산세가 진정됐지만 재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 개막전을 선택했다. 선수단과 구단직원, 중계 및 취재인력을 제외하고는 입장할 수 없다.
KIA 구단은 텅 빈 관중석을 '2020 캐치프레이즈'를 담은 플래카드로 메웠다. '함께하는 여정, Be Brave Be Bold'가 씌여진 플래카드였다. 선수단 전체 사진도 함께 했다. 플래카드 양쪽에는 24명의 선수들의 전신사진이 담긴 배너를 세워 놓았다.
KBO는 다음주부터 한도를 정해 관중을 입장시킬 계획이다. 이에따라 무관중 풍경도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가져온 초유의 개막 풍경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