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야구뿐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돌아온 이택근(40)이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0 시즌 개막전에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팀의 11-2 대승을 이끌었다.
불혹의 나이인데도 베테랑 존재를 보여준 복귀전이었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은 이택근은 KIA 에이스 양현종을 무너뜨린 단초를 만들어냈다. 2회초 1사후 양현종의 6구를 받아쳐 좌중간 깊숙한 곳으로 흐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곧바로 이지영의 중전 적시타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주인공이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3회는 2타점 2루타를 치고 출루한 이정후를 좌전적시타를 날려 불러들였다. 양현종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터트리며 확실한 복귀 신고식을 했다. 양현종은 3회를 마치고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 2018년 10월 13일 대구 삼성전 이후 570일 만에 출전이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작년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1년 넘게 쉬었는데도 실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여전했다. 특히 이택근이 포진하면서 키움의 응집력이 훨씬 강해보였다.
경기후 이택근은 "기존 개막전보다 다른 의미가 있다. 감독님의 첫 경기 승리에 기여한 것이 의미있고 기분좋은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양현종을 상대로 준비했다기 보다는 1년 동안 쉬면서 첫 타석 초구 안타를 치는 상상을 많이 했다. 초구는 아니었지만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 후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쉬면서 일일히 변명할 수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야구 뿐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야구로 결과를 내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