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e스포츠 업계에 몸담은 이후 그의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선수로 시작해 심판을 했고, 2013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한국 중국 터키에 중남미 지역까지 경험했다. 감독으로 첫 우승이라는 결실을 해낸 김선묵 감독은 힘이 넘쳤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 같은 지도자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당찬 각오로 자신의 철학을 전했다.
김선묵 감독이 이끄는 올나이츠는 지난 2일(한국 시간) 열린 LLA 오프닝 시즌 이수루스 게이밍과 결승전서 풀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3-2 역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2018년 창단한 올나이츠는 지난 2019 오프닝 시즌에 이어 두 번째 LLA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올나이츠 우승은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시즌 직전 정글러가 이탈하는 악재를 딛고 팀이 혼연일체로 만들어낸 결과였다. 김선묵 감독은 우승 소감으로 선수들에 칭찬과 함께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시즌 시작전에 기존 정글러가 팀을 이탈한 상황이라 시즌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팀에 합류한 후 신인 원딜포지션 서브선수의 재능을 보고 정글러로 포지션 변경을 하며 시즌을 준비해야했던 상황이라 사실 쉽지않았지만 기존 선수들이 신인선수가 성장할때까지 잘 기다려줬고 신인선수는 잘 성장해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함께 노력해준 너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김선묵 감독에 대한 올나이츠의 구애도 대단했다. 2019시즌부터 지속적으로 김선묵 감독에 대한 관심을 보였던 올나이츠는 2020시즌 김 감독을 팀에 합류시켰다.
"사실 2019년에 터키 슈퍼매시브에서 활동하기 전부터 AK팀하고는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아무래도 라틴아메리카는 터키보다 상대적으로 더 낯설고 멀기도 해서 터키를 선택했다. 2019 서머 시즌 끝나고 또 AK에서 연락이왔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좀더 흥미를 갖고 대화를 했고 이팀이라면 제가 정말 원하는데로 팀을 꾸려나갈수 있다고 생각해서 AK에 합류하게 됐다."
덧붙여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한번 북미 EG하고 스크림한적이 있었는데 시원하게 깨졌다. 지금 당장은 아직 메이저 지역 리그하고 수준차이는 확실히 있다. 하지만 중남미에 좋은 신인들이 많다. 그리고 이번시즌부터 LLA가 칠레에서 멕시코로 지역을 옮겨서, 솔로랭크는 NA서버에서 꽤 원활하게 할 수 있게됐다. 많은 재능있는 신인선수들이 NA서버에서 북미선수들하고 경쟁하면서 시간이 좀 더 흐른다면 충분히 격차는 좁혀질거라고 생각한다"고
LLA 리그 발전에 대한 가능성도 전했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김선묵 감독은 "아마추어 CTU팀 코치로 처음 지도자의 길을 시작해서 한국, 중국, 터키, 멕시코까지 참 여러나라 여러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인 목표는 맨유하면 사람들이 감독으론 퍼거슨감독을 떠올리듯이 시간이 흐른뒤 그 팀의 팬들이 그 감독이 있던 시절을 기분 좋게 추억할수 있도록 특정팀의 레전드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 아직은 커리어를 쌓으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역과 팀을 찾고있는 과정이다. 신인선수 발굴, 육성부터 시작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장기적인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어 나가고 싶고 그 팀과 함께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해 성과를 내보고 싶다"라고 e스포츠의 퍼거슨이 되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선묵 감독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있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는데 그때 저를 지탱해준 친구들과 지인들이있어 버텨낼 수 있었다. 처음 멕시코 땅을 밟았을때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었는데 에이전트 식구들과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고 상담하고 팀 사무국과도 팀운영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면서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다시 세우고 노력할 수 있었다"면서 "처음으로 MSI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로 대회가 취소되어 너무 안타깝다. 하지만 하반기 월드챔피언십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으니, 선수단과 함께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하겠다. 한국도 바이러스로 많은 분들이 힘들게 지내셨다고 들었다. 한국과 중남미에서 올나이츠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모두 힘든 시기를 잘 넘겨내시기를 기원해본다"라는 인사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