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오랜 기다림 끝에 개막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화는 지난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서폴드가 9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009년 이후 11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차지했다. 2009년 당시 한화는 선발투수 류현진이 5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4볼넷 2실점으로 SK 타선을 틀어막았고 송광민(2회 2점), 디아즈(3회 3점), 이범호(8회 2점)가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8-2로 승리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한화는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2010년은 에이스 류현진의 커리어하이라고 볼 수 있는 시즌이지만 한화는 류현진을 홈개막전에 내보내기 위해 SK와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카페얀을 내세웠다. 카페얀은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4볼넷 3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2-3으로 패했다.
2011년에는 다시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해 4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5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며 0-6으로 패했다. 2012년에도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격해 롯데에게 설욕하고자 했지만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에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1-4로 패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떠난 2013년 한화는 개막전에서 3년 연속 롯데를 만났다. 한화는 바티스타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내세웠고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펼쳤다. 타선 역시 5점을 뽑아 8회까지 5-4로 앞섰다. 하지만 9회말 장성호의 동점 1타점 적시타와 박종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014년은 한화에게 가장 아쉬운 시즌이었다. 4년 연속 롯데를 만난 개막전이 우천으로 열리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한화는 바로 다음날 열린 시즌 첫 경기에서 4-2로 승리하며 5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개막전이 우천으로 연기된 탓에 개막전 4연패 기록은 이어졌다.
한화는 2015년 개막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를 만났다. 선발투수 탈보트가 6이닝 5피안타 2탈삼진 5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고 나이저 모건이 5타수 4안타 2득점 1사구로 날아다녔지만 불펜진이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부가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한화는 연장 12회말 서건창에게 끝내기 솔로홈런을 맞고 패했다.
2016년에도 한화는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연장 12회 양석환에게 끝내기 1타점 2루타를 맞아 눈물을 삼켰다. 2017년에는 두산 베어스 니퍼트에게 8이닝 4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히며 0-3 영봉패를 당했고, 2018년 넥센과의 개막전에서도 한 때 팀 동료였던 로저스에게 6⅔이닝 9피안타 6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으로 막히며 3-6으로 패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8회초까지 3-3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8회말 페르난데스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리드를 뺏겼고 결국 4-5로 패했다.
이처럼 지난 11년간 한화의 개막전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서폴드가 외국인선수 최초이자 구단 역대 2번째로 개막전 완봉승을 달성하면서 마침내 개막전 승리를 따냈고 그동안의 아픈 기억을 씻어냈다. 공교롭게도 한화가 11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따낸 상대는 11년 전과 같은 SK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