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전북 정읍에서 아파트 단지 커브 길에서 엄마가 운전하는 승합차가 반대편 자전거를 타고 오던 8살짜리 아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현장에서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 2017년 10월에도 대전 모 아파트 단지 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소방관 부부의 어린 딸이 과속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총가구는 2,050만 가구로 공동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주택) 거주 가구 비율이 높다. 일반도로와는 달리 차단기가 있는 아파트 단지 통행로는 도로교통법의 도로로 인정되지 않는 ‘도로 외 구역’으로서 교통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법률ㆍ안전 사각지대에 해당된다.
특히 요즘 아파트 단지는 지상에 차 없는 설계로 지하에 주차하도록 배치를 한다. 그리고 지하주차장 내려가는 구간도 직진형(스트레이트)은 과속의 시작점이 된다. S자형으로 진입부터 속도를 줄여 저행하도록 설계를 해야 한다. 안전보행로에 안전시설과 저행속도만 지켜도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택배 차량과 배달음식 이륜차가 부쩍 증가했다. 안전보다는 신속배달을 하는 위험한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신속한 배달음식을 자제하는 외국의 경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평소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서행 운전도 위험하다.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서는 20km 이하 저행 운전이 안전이며, 서행 운전도 과속처럼 위험하다. 사고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과속’이다.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 과속방지턱, 횡단보도, 정지선, 반사경, 속도제한 표지판 등의 각종 안전시설을 설치도 필요하지만 저행운전 실천이 가장 시급하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1년 중 활동하기 제일 좋은 5월~7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시간대는 등하교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2시~6시 사이가 가장 많고 10세 미만 저학년, 여아보다는 남자아이가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높다.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발생 상황은 보행과 횡단시이며, 주 사고원인은 운전자 ‘전방주시 태만’인 안전의무 불이행이 가장 높다.
교통안전 관련 국민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아파트 단지 내 보행 안전은 69.3%가 위험하지만, 7.7%만 안전하다로 답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가 교통안전에 취약하고, 도로교통법상 교통법규 적용이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2018년 국토교통부, 국민권익위원회)
‘아파트 도로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를 초래하는 위험 요인으로 과속, 운전자 시인성 불량, 보도 및 횡단보도 부재를 꼽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우선 아파트 단지에서는 내 집 앞이라는 방심은 금물이다. 평소 기본적인 가정교육과 보호자의 지도와 기본 안전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등에서 지속적인 교육은 기본이다. 눈앞에 어린이가 가족이다. 본인은 저행운전을 얼마나 실천하는지 그리고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집에 다 왔다는 안도감으로 하는 서행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임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