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냉정했다.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광주 개막 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했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부진했다. 양현종과 애런 브룩스 원투펀치를 가동했지만 모두 무릎을 꿇었다. 개막전은 양현종의 조기강판으로 2-11 대패했다. 2차전은 팽팽한 승부를 펼치다 2-3으로 역전패했다.
두 경기에서 각각 2득점에 그칠 정도로 타선 응집력 부재가 드러났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타순에 큰 변화를 주었지만 모두 들어맞지 않았다. 1차전은 나지완을 7번에 배치했으나 찬스에서 득점타가 나오지 않았다. 2차전은 이우성을 깜짝 4번타자로 내세웠지만 침묵했다.

상하위 타선의 연결력이 미흡했다. 6번 이후의 하위타선은 2경기에서 단 2안타만 때렸을 뿐이었다. 이틀 연속 3번타자로 나선 프레스턴 터커는 1안타에 그쳤다. 찬스에서 병살타와 범타가 나왔다. 타자들이 아직은 활발한 모습이 아니었다. 상대 투수들을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모습이 적었다. 두려움을 주는 타선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헛점을 보였다. 박찬호 유격수, 2루수 김선빈이 이끄는 새로운 내야진은 기대대로 탄탄한 모습을 자랑했다.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3루수로 나선 장영석이나 황윤호도 문제가 없었고 1루수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그러나 외야진의 수비는 숙제로 드러났다.
1차전은 나지완-최원준-터커, 2차전은 이우성-최원준-터커가 외야수로 선발출전했다. 중요한 순간 외야수들의 타구 판단 실수가 나왔다. 1차전에서는 3회 이정후의 우월 2타점 2루타 때 터커는 앞으로 달려오다 타구를 머리 위로 넘겼다. 흔들리는 양현종에게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2차전에서는 1-1로 팽팽하던 8회초 1사후 서건창의 정면타구에 대한 판단 미스로 3루타를 만들어주었다. 주로 우익수를 했던 최원준은 올해 중견수로 나서고 있다. 적응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볼 수 있지만 뼈아픈 수비였다. 더욱이 포수 백용환은 도루를 저지하려다 2루 악송구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평소 촘촘한 수비를 강조해온 윌리엄스 감독이 지론이 무색해지는 실수들이었다. KIA는 3개월의 긴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아직은 정상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개막시리즈에서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개막부터 윌리엄스호에게 묵직한 숙제가 주어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