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 2루수 자리는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재원(35)과 최주환(32)의 경쟁 포지션. 김태형 두산 감독은 “2루수 기용에 원칙은 없다”며 공격과 수비 비중에 따라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할 뜻을 보였다. 오재원이 주장이라는 것이 +α 요인은 된다.
개막전 2루수는 오재원이었다. 두 차례 삼진 후 1-3으로 뒤진 7회 1사 1,2루 찬스에서 좌완 진해수 상대로 병살타로 무산시켰다. 대타 타이밍으로 보였으나, 벤치의 선택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다음 날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이 해결해주길 기대했다. (대타 자원으로) 최주환이 있었지만, 오재원이 주장이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6일 경기에 앞서 2루수 기용에 원칙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원칙은 없다. (오)재원이가 주장이고, 수비는 (유격수) 재호와 함께 나가 있는게 무게감이 좋다"며 "타격에서 최주환을 선발로 내면 힘으로 붙을 수 있다. 대타 요원이 썩 좋지 않아서, 재원이가 선발이면 주환이를 대타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를 우선시하면 오재원, 타격전 양상이 예상되면 최주환이 선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장'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6일 LG전에는 최주환이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공격에서 존재감을 보여줬고, 수비에서 여지를 남기는 장면이 나왔다. 최주환은 3-0으로 앞선 3회 1사 3루에서 송은범의 2구째 136km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수비에선 호수비와 실책을 번갈아 했다. 5회 오지환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듯 했으나 정확한 타이밍으로 점프 캐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6회 무사 1,2루에서 라모스의 내야 땅볼을 놓치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후 1사 만루에서 박용택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5-2로 추격당했다. 두산 선발 이영하는 이날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최주환은 투런 홈런으로 2점 플러스, 수비 실책으로 1점 마이너스가 된 셈이다. 김태형 감독은 5-2로 앞선 8회 최주환 대신 오재원을 교체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최주환은 경기 후 2루 수비에 대해 “계속 해온 포지션이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 실책을 하면 아쉽지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도 실책은 나올 수 있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아니다. (오늘 실책은) 바운드 대처에서 미흡했다.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된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라모스 땅볼 타구를 놓친 것은 약간 불규칙 바운드였다. 최주환은 “땅 탓을 하면 안 되는데, 지금 잠실구장 그라운드의 바운드가 불규칙이 많다. 많이 못 밟아서 땅이 다져지지 않은 것 같다. 선수가 감수하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탓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지난 시즌 2루수로 474이닝을 뛰며 실책은 2개 뿐이었다. 오재원은 2루수로 480⅔이닝을 뛰며 7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동안 누적된 인상적인 호수비는 오재원이 앞선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