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지난 6일 수원 KT위즈파크. 스리런 홈런으로 팀의 9-4 승리를 이끈 정훈(33・롯데)는 경기를 마친 뒤 허문회 감독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정훈은 “사실 개막 2연전에 나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캠프에서 새로운 운동을 하고, 감독님께서도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덕분에 좋아진 것이 느껴졌다”라며 “(감독님께) 감사한 부분이 많다. 내가 야구를 스스로 하고 싶게 만들어주셨다. 선수로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셨다. 주전도 아니고 경쟁하는 입장인데 그런 대우를 해주셔서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서 정훈은 “감독님께서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내 스윙에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감독님께서는 별다른 말씀보다 자신있게만 하라고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훈의 이야기에 허문회 감독은 담담하게 소신을 밝혔다. 허 감독은 “그런 것이 관계이지 않을까 싶다. 서로 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허문회 감독의 ‘존중의 자세’는 정훈을 춤추게 했다. 정훈은 개막전에서 2루타와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에 성공했고, 다음날에는 홈런으로 기세를 잇는 등 초반 화력을 과시했다. KT와의 3연전 중 마지막 경기에서도 안타를 치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허문회 감독의 ‘존중’은 포수 나종덕에게도 비춰졌다. 포수로 나섰던 나종덕은 최근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결과가 나쁘지 않은 만큼, 투수 전향을 적극 고려할 수도 있었지만, 일단 허문회 감독은 포수와 투수 겸업을 하며 나종덕에게 결정을 맡기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허 감독은 “잘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내가 강요를 하기 보다는 선수가 직접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