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명승부에도 텅빈 ‘구도’…이대호 “팬들 보고 싶지만…” [부산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5.09 05: 02

“팬 분들을 저희도 보고 싶지만 지금은 다 같이 이겨내야 하는 시기다.”
연이은 명승부다. 개막과 동시에 롯데는 4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4연승 기간 중 3승이 역전승으로 장식할만큼 기세가 매섭다. 허문회 감독의 철학이 결부된 ‘즐거운 야구’는 롯데를 KBO리그 극초반 최고 화제의 팀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허문회 감독이 부임을 한 뒤 줄곧 믿음을 놓지 않았던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도 이러한 허문회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지난 8일 사직 SK전에서 6회 추격을 알리는 적시 2루타, 그리고 상대에 본격적인 ‘대역전 주의보’를 발령시킨 7회 투런포 등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롯데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폭투로 9-8 역전승에 성공하며 4연승을 달성했다. 1-6에서 9-8로 역전의 과정이 드라마틱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홈 개막전이었고, 롯데의 개막 이후 상승세가 하늘을 찌를 듯 했던 날이었다. 하지만 ‘구도 부산’의 사직구장에는 단 한 명의 관중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더 이상 확산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막 이후 무관중 경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열띠게 응원을 하고 온라인 응원전을 하면서 팬들이 ‘집관’ 환경에서도 경기장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관중의 함성으로 야구장이 용광로처럼 들끓어 오를 일은 없었다. 연이은 명승부에도 사직구장에는 선수들의 함성만 메아리처럼 울릴 뿐이었다.
이대호 역시도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팬들이 없는 사직구장은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는 “너무 힘든 경기였는데 4연승을 이어가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이 힘을 합쳐셔 이겼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며 짜릿한 승리를 거둔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이내 텅빈 야구장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고 팬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쉬운 속내를 전했다. 이대호는 “무관중이라서 아쉽다. 팬 분들도 나오고 싶으시고 저희도 팬 분들을 보고싶다. 하지만 지금은 다 같이 이겨내야 하는 시기다”면서 “우리가 좋은 모습으로 힘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팬 분들이 올 수 있을 때까지 우리 팀도 좀 더 힘을 내서 집에서 응원을 하시는 분들도 힘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하며 무관중 경기가 끝날 그 날까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대호의 바람과 아쉬움이 무색하게 KBO리그의 무관중 경기 기간은 좀 더 지속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대폭 감소된 추이였다. 하지만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이상증상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서울 이태원 클럽을 활보하고 다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규모 지역 집단 감염 위기가 발생했다. 지난 8일까지, 방역당국이 파악한 이태원발 집단 감염 인원은 최소 19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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