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에게 2번 타순은 몸에 딱 맞는 옷과 같다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5.10 10: 02

현대 야구에서 강한 2번 타자가 대세다. 컨택트 능력, 파워, 선구안, 스피드를 겸비한 만능 타자가 그 임무를 맡는다. 김동엽(삼성)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2번 타자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을 가진 타자를 배치하는 편이다. 1번 타자가 누상에 나가면 희생 번트를 통해 주자를 득점권에 안착시키는 게 2번 타자의 통상적인 임무. 하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타자를 2번 타순에 배치해 타선의 집중력을 중심 타선까지 연결시키면 대량 득점 가능성이 높아진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9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김동엽에게 가장 이상적인 타순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 때 김용달 타격 코치와 강한 2번 타자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1번 타자가 어느 정도의 기동력이 뒷받침된다면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타자를 2번 타순에 배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NC는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드류 루친스키의 6이닝 무실점 쾌투와 나성범, 박석민, 모창민의 홈런에 힘입어 4-0으로 승리했다. 6회말 2사 1루 삼성 김동엽이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허삼영 감독은 이어 "팀내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부족하므로 득점 생산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구자욱 또는 김동엽을 배치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김동엽에게 2번 타순은 '몸에 딱 맞는 옷'과 같았다. 게다가 발도 빠르다. 겉보기와 달리 주력은 팀내 타자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2번 타순 타율 3할8푼5리(13타수 5안타)로 시즌 타율(.333)보다 높다. 
김동엽은 이날 경기에서도 강한 2번 타자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0-2로 뒤진 5회 1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동엽의 KIA 선발 임기영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를 힘껏 잡아당겼고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주자 모두 홈인. 김동엽은 상대 중계 플레이를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곧이어 김상수의 우전 안타 때 여유있게 득점. 
김동엽은 8회 1사 2루 추가 득점 상황에서도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때리며 빅이닝 완성에 기여했다. 삼성은 KIA를 14-2로 격파하고 시즌 첫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김동엽은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그는 "팀이 개막 후 3연패로 출발해 모든 선수가 첫승에 목말랐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개막 3연전 동안 투수들에게 미안했다. 득점권에서 더욱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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