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는 야구 선수들의 침 뱉기를 막을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는 야구장 풍경도 바꿔놓았다. 선수들은 매일 두 번씩 체온을 체크하고, 심판과 트레이너에게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했다. 텅 빈 관중석에서 선수들 사이에 악수, 하이파이브도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게 있으니 바로 침 뱉기. KBO는 지난달 코로나19 대응 매뉴얼로 선수들의 침 뱉기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습관처럼 침 뱉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수년간 몸에 밴 행동을 쉽게 바꾸지 못하고 있다.
![[사진] 브라이스 하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5/11/202005111816773824_5eb969a467262.jpg)
미국 ‘AP통신’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코로나바이러스가 선수들의 경기 중 침 뱉기를 막을 수 있을까?’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침을 뱉는 행위가 일상적이다.
경기 내내 뛰어다니지 않는 야구 특성상 선수들은 순간 반응을 위한 집중력이 매우 중요하다. 먼지가 날리는 야외에서 호흡 싸움을 하다 보면 타액 분비가 증가하고, 입 안에 침이 고여 침을 자주 뱉을 수밖에 없다. 덕아웃에선 씹는 담배를 하는 감독, 코치, 선수들이 침 뱉을 뱉는다.
포지션별로 야구 선수들은 침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손가락이 잘 마르는 투수들은 수시로 침을 묻혀 물집이 생기지 않게 보호하고, 타자들은 그립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양 손에 침을 뱉곤 방망이를 잡는다. 몇몇 수비수들은 뻣뻣한 글러브에 침을 발라서 부드럽게 만든다.
볼티모어선은 이 같은 침 사용을 ‘심리적인 가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선수들에겐 루틴 같은 행동이다. 메이저리그 투수 션 두리틀(워싱턴)은 “침 뱉기 금지는 지금껏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난감해했다. KBO리그 투수 댄 스트레일리(롯데)도 “역사상 야구 선수들이 침을 뱉지 않은 경기가 있으면 누가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에 비해 일본은 침 뱉는 문화가 없는 모양이다. 볼티모어선에 따르면 일본에서 감독을 맡았던 바비 발렌타인 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7년간 일본에 있었다. 선수가 침을 뱉는 것을 몇 번 봤는지 한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것이다”며 “그들은 껌도 씹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구장을 신성시하는 일본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