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보다는 패배가 많아 아쉬움으로 마쳤던 KT 위즈의 개막 첫 주. 그러나 마냥 빈 손은 아니었다.
KT는 개막 첫 주인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상대했다. 9일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된 가운데 KT가 이들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1승 4패로 SK 와이번스와 함께 최하위다.
초반 출발은 더뎠지만, 그 속에도 작은 수확은 있었다. 롯데에게 홈 개막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만난 두산을 상대로 낸 KT의 선발 투수는 소형준이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일찌감치 선발 투수로 낙점받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사진] 소형준(좌)-강현우(우) /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5/12/202005120243774335_5eb991de6410e.png)
'대형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소형준이지만, 데뷔전 무대인데다가 상대 또한 지난해 '디펜딩챔피언'이었던 만큼, 긴장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연패 탈출이라는 중책까지 떠안게 됐다.
소형준은 많은 걱정을 마운드에서 지웠다. 최고 151km의 빠른 공을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활용해 5이닝 동안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타선 지원도 화끈하게 이어지면서 소형준은 올 시즌 팀의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제구력이 있는 투수니 맞더라도 가운데 몰리는 공이 없었다. 안타도 코너워크가 된 걸 타자들이 잘 쳤다"라며 "그래도 일단 한 바퀴는 돌아봐야할 것 같다. 아직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결정구가 부족하지다. 그래도 맞춰 잡는 피칭으로 가면 된다. 하나씩 만들어가면 된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마운드에서 소형준이 활약한 가운데 ‘유신고 동기’ 강현우는 야수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학창 시절 소형준과 배터리로 호흡으 맞췄던 강현우는 10일 두산전에서 팀이 11-11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주자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비록 팀이 동점을 허용한 뒤 이후 끝내기까지 나오면서 강현우는 주인공이 되지 못했지만, 첫 안타와 첫 타점을 가장 짜릿하게 맛볼 수 있었다.
비록 첫 출발이 더디기는 했지만, KT는 미래를 이끌 배터리의 활약에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됐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