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이 수상하다. 연일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흔들리고 있다.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9~10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 난조로 연이어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이날도 불펜이 리드를 못 지켰다. 3경기 연속 불펜 붕괴로 역전패한 한화는 4연패 늪에 빠지며 2승5패가 됐다.
선발투수 김민우가 호투하며 분위기를 잡은 경기였다. 김민우는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는 노히터 투구로 위력을 떨쳤다. 7회 선두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노히터 기록이 깨졌다. 이어 프레스턴 터커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최형우-장영석-유민상을 3연속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극복했다.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프로 데뷔 후 최고 투구였다.

7회까지 김민우의 투구수는 101개. 1-0 리드 상황에서 한화는 8회초 시작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한화 불펜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박상원이 출격했다. 지난 2년간 홀드 21개를 거둔 믿을맨이었다.

그러나 8회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홈런을 맞으며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초구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2구째 145km 직구가 몸쪽으로 살짝 높게 들어갔다. 나지완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지난 9~10일 고척 키움전에서 2경기 연속 불펜 난조로 역전패한 한화에 또 한 번 ‘불펜 악몽’이 덮친 순간이었다.
1-1 동점 상황에서 모처럼 등판한 정우람은 결승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프레스턴 터커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은 게 아쉬웠다. 1루 베이스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타구가 튀어 오르는 불운이 겹쳤다. KIA는 최형우의 우익수 뜬공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장영석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정우람은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박상원이 블론세이브.

경기 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선발 야구가 지금 잘되고 있지만 불펜이 분발해야 한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고 하는데 결과가 안 좋다. (필승조 구성을) 조금 더 고민하겠다”며 “박상원, 김진영, 신정락을 중간 필승조로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도 결정적인 순간 불펜 난조는 반복됐고, 한용덕 감독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