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가 안 되면 쓸 수가 없다.”
두산은 지난 10일 '만신창이'가 된 승리를 거뒀다. 연장 11회말 상대의 실책으로 승리를 잡았지만,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불펜 투수진이 모두 무너졌다. 승리를 거뒀지만, 찜찜함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앞서 김태형 감독은 "불펜들이 갖고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 투수들은 상대 타자들을 생각하지 않고 초구, 2구에 자신이 갖고 있는 베스트의 공을 던져야 한다. 그날은 초구, 2구에 베스트의 공이 나오지 않았다. 볼카운트가 몰린 뒤 카운트 잡으려고 자신 없는 공을 던지다보니 맞게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서 "젊은 불펜진들이 준비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불펜 투수들은 처음에 베스트의 공을 던져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결국은 가장 자신있는 공을 초반 스트라이크 싸움을 이겨내야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9일 두산 베어스는 이동원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150km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던 이동원이었지만, 지난 5일 LG와의 개막전에 나와 1-4로 지고 있던 8회 2사 2,3루에 올라와 볼넷 두 개를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제구력이 문제였다. 2군에서 보고가 좋아서 올렸는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라며 “1군에서는 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군에서 경기를 하면서 감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8일 KT전에서 3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최원준에게도 같은 당부를 했다. 김태형 감독은 “좀 더 봐야하는데 앞으로도 그런 상황이면 1군에서 던지기 힘들다. 제구가 문제”라며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제구가 안 잡히는 투수를 1군에서 쓸 수 없다”고 역설했다. 당시 최원준은 60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35개, 볼 25개를 기록했다.
이동원을 내리면서 올라온 문대원 역시 ‘1군 생존’을 위해서는 결국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을 수 있는 제구력과 배짱을 인정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문대원은 지난 8일 SK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1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1군에 몇 차례 올라올 뻔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못 올라오곤 했다. 지금은 괜찮다고 해서 1군에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1군과 2군은 다르다보니 1군에서 잘 던져야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