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후유증 경계해야 하는 롯데, ‘마인드 리셋’이 필요한 때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5.13 10: 00

어쩔 수 없었다. 언젠가는 겪어야 할 패배였다. 개막 5연승에서 무산된 롯데였고 이제는 다시 새롭게 재정비를 해야할 시점이 왔다.
롯데는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6-11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개막 이후 이어져 온 5연승 기록이 마감이 됐다.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144경기를 모두 승리할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롯데는 개막 초반 달라진 팀 분위기를 원동력으로 한 뒷심을 과시하며 연전연승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날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의 화력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패배와 마주해야 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일단 외국인 선수 아드리안 샘슨의 대체 선발 자격으로 1군 첫 선발 기회를 가진 장원삼은 3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뒤이어 올라온 송승준(2이닝 2실점), 김대우(1이닝 2실점), 구승민(1이닝 1실점), 박시영(1이닝 무실점), 최영환(1이닝 1실점) 등이 나섰지만 깔끔한 이닝은 거의 없었다. 필승조 성격의 투수들이 나서지 않았고, 두산 타선의 화력이 워낙 막강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롯데는 두산을 상대로 매서운 추격전을 벌였다. 두산의 1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시종일관 괴롭혔다. 두산에 초반 승기를 내준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추격을 하면서 두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결국 두산의 1선발 알칸타라를 5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게 만들고 4실점을 한 채 끌어내렸다. 경기 후반에도 6회 전준우의 솔로포로 1점, 9회에도 1사 만루 기회에서 1점을 추격하는 등 마지막까지 두산 벤치를 불안에 떨게했다. 이전과는 결이 다른 패배였다. 폭투와 실책 등으로 자멸한 패배는 아니었다.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했던 패배였다. 워낙 기세가 좋았고 여론의 분위기도 뜨거웠다. 그렇기에 분위기에 휩쓸렸다가 자칫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는 ‘연승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2013년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개막 5연승을 달렸지만 이후 8경기에서 1무 7패를 당하며 연승 후유증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결국 이번에 연승이 끊겼을때도 7년 전과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면 안된다. 평소와 다름없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리셋’이 필요하다. 이미 허문회 감독은 부임을 하고 난 뒤 팀을 이끄는 기간 동안 리셋’과 ‘비워내기’에 대한 연습을 스스로 했다. 그는 “안 좋은 것은 빨리 잊으려고 한다. 빨리 잊는 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전날 안좋은 일을 잊는 것을 연습하다보니 또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도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잠시 동안의 미팅 시간을 통해서 ‘긍정적인 멘탈리티’를 강조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어차피 야구는 매일 반복적인 운동이고 똑같이 해야 한다. 좋지 않았던 것은 잊자. 네가 좋지 않았던 것은 상대가 잘했고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이다. 다시 내가 할 것을 준비하면 된다’는 철학을 심어주곤 했다. 결국 이러한 철학이 선수들에게도 스며들면서 지고 있어도 활기찬 덕아웃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고 즐기는 야구를 펼치고 있었다.
6경기 만에 맞이한 패배, 과연 롯데는 연승 후유증 없이 패배를 잊고 다시금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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