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의 시즌 두 번째 등판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라이블리는 지난 1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팀 타선이 라이블리에게 힘이 되지 못했다. 1회와 9회 1점씩 얻는데 그쳤다. 2점 모두 상대 실책이 편승된 득점이었다.
시즌 첫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지만 여러모로 의미 있는 투구였다. 1회 서건창, 김하성, 이정후를 삼자범퇴 처리한 라이블리는 2회 1사 후 박동원에게 좌중월 1점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3회 김혜성의 볼넷, 서건창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2루 위기에 놓였으나 김하성을 루킹 삼진으로 제압하고 이정후를 유격수 뜬공 처리했다.

4회에도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냈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5회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한 라이블리는 6회 김하성의 좌익수 방면 2루타, 이정후의 우전 안타로 1점 더 내줬다. 라이블리는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1-2로 뒤진 7회 임현준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구 내용을 살펴보자. 총 투구 수는 94개. 최고 151km의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아쉽게도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라이블리는 지난 6일 NC와의 홈경기에서 노진혁과 애런 알테어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사사구 6탈삼진 4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첫 등판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게 사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리그 최상위권 타선을 구축한 키움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으니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라이블리는 지난해 8월 25일 키움 타선에 혼쭐이 났다. 안방에서 열린 자신의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2이닝 7피안타 3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키움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 라이블리는 제 몫을 다 했다. 다음 등판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