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를 탑재한 부천FC가 K리그2 선두로 올라섰다.
송선호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1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홈개막전 FC안양과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로써 부천은 지난 10일 충남아산전에 이어 2연승, 승점 6으로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홈 개막전 승리는 물론 3시즌 연속 개막 2연승이라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사진]부천FC](https://file.osen.co.kr/article/2020/05/18/202005180628774531_5ec1addd199e0.jpg)
이날 부천의 승리 공식은 센터백 김영찬을 이용한 세트피스였다. 김영찬은 전반 16분 프리킥을 선제 헤더골로 연결한 데 이어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는 코너킥을 극적인 결승헤더골로 마무리, 승부를 결정지었다.
![[사진]부천FC](https://file.osen.co.kr/article/2020/05/18/202005180628774531_5ec1addd68646.jpg)
▲ '미끼' 성공에 '찐' 효과까지
김영찬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에서 이적한 신입생이다. 골키퍼를 제외하면 1군 스쿼드 중 가장 큰 키(189cm)를 자랑한다.
송선호 감독은 김영찬과 함께 이태호(186cm)를 세트피스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계훈련 동안 둘의 우세한 높이와 체력조건을 앞세워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부천은 지난 시즌 결정력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막판 집중력을 잃은 것이 컸지만 그보다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날린 것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김영찬에게 이날 골은 96경기만에 맛본 데뷔골이기도 했다. 2013년 데뷔 후 임대를 전전했던 프로 8년차 김영찬은 드디어 터진 데뷔골에도 "운이 좋았다"며 담담한 척 했지만 이내 "기분이 정말 좋은데 숨기고 있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무엇보다 김영찬은 "완전 이적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하고자 하는 각오가 남달랐고 내가 살아있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절실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김영찬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원래는 (이)태호형이 중심이었고 내가 '미끼' 역할을 했다. 첫 골은 운이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미끼'가 일을 냈으니 상대는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찐' 첨병에 대한 경계까지 필요하게 된 셈이다.
![[사진]부천FC](https://file.osen.co.kr/article/2020/05/18/202005180628774531_5ec1addea5ae0.jpg)
▲ 꾸역꾸역 이긴다
부천은 지난 시즌 기적을 연출했다. 부천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작년 10월 5일 안양전부터 5연승을 내달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부천은 FC안양과 비기면서 승격의 꿈이 날아갔지만 연승행진은 이번 시즌까지 이어오고 있다. 개막 2연승을 더하면서 7연승 행진에 성공한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부천의 경기력이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역습에 능한 팀 컬러를 지닌 부천이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리드하다가도 막판 동점을 내주거나 팽팽한 경기를 펼치다가 결국 패배로 종결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달라졌다. 부천은 최근 7경기 중 작년 10월 27일 3-0으로 승리한 아산전을 제외하고 6경기를 모두 1점차로 이겼다. 전에는 치열한 경기 끝에 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기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렇듯 '꾸역꾸역' 거두는 승리 버릇은 비록 2경기를 치른 것에 불과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부천은 개막전이었던 아산전에서 혈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고 안양전 역시 막판 무승부로 끝날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꾸역승'이 부정적인 어감일 수 있지만 부천에게는 다른 의미다. 어떻게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천은 매 시즌 플레이오프 전력으로 평가 받으면서도 막판 승격 문턱을 넘는데 필요한 승운이 없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천의 연승행진은 '미끼' 김영찬과 '찐' 이태호가 가세하면서 한층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초반 기세를 막판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게 만드는 부천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