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기쁨 누리기도 전에…서울, 그라운드 안팎에서 곤욕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20.05.18 13: 02

FC서울이 리그 첫 승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울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2라운드 광주와 홈 경기서 후반 19분 한찬희의 중거리 결승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개막 후 첫 승리(1승 1패, 승점 3)로 10위서 6위로 점프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개막전서 강원에 완패한 최 감독은 광주전에 주세종, 알리바예프 등 핵심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서 뺐다. 대신 한찬희와 한승규 등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을 과감하게 내세웠다. 이 둘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중반 천금 결승골을 합작하며 수장의 믿음에 보답했다.

적어도 여기까진 좋았다. 때아닌 성인용품 ‘리얼돌’ 논란에 휩싸이기 전이다. 서울은 이날 관중석에 카드섹션과 함께 마네킹 관중을 배치했다. 문제는 일명 '섹스돌'로 불리는 리얼돌이다. 사람과 아주 흡사한데다 신체 일부가 도드라진 마네킹과 일부 마네킹이 들고 있는 2개의 피켓이 도마에 올랐다. 이 피켓엔 리얼돌을 제작하는 업체명과 함께 리얼돌의 모델이 된 BJ의 실제 이름(샤X, 채X)이 고스란히 나왔다. 국내 SNS와 커뮤니티는 물론 외신까지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서울은 파문이 계속되자 경기 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사죄했다. 해당 마네킹 업체 대표도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더욱 거세지자 18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 팬존의 소셜게시판에 "이날 설치된 마네킹들은 기존 마네킹과는 달리 재질 등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들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마네킹 업체 대표는 “우리는 프리미엄 마네킹을 만드는 회사다. 오늘 경기 전에 리얼돌 걱정을 조심스럽게 했었다. BJ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사로부터 10개의 샘플을 받았는데 2개의 피켓을 확인하지 못한 게 큰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서울 경기장에 마네킹을 제공한 업체가 성인용품 제조사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들이 샘플을 제공 받았다는 BJ 관리 매니지먼트사도 알고 보니 동일 업체였다. 무엇보다 리얼돌을 제작하는 업체명과 함께 리얼돌의 모델이 된 BJ의 실제 이름이 응원 피켓에 나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장 마케팅 제19조 금지광고물(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다.
"결과는 가져왔지만 내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최용수 감독의 고민도 깊다. 서울은 이날 17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일방적으로 광주를 몰아세웠지만 결정력 부족에 시달렸다. 이적생 한찬희의 그림 같은 골이 없었다면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어야 했다.
최전방 고민도 있다. 박주영의 붙박이 파트너인 박동진이 포항전을 끝으로 오는 25일 상주 상무에 군입대한다. 이날 박주영과 함께 선발 출격한 아드리아노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페시치가 유력 후보인데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페시치를 명단제외한 것에 대해 "훈련에 참가하고 있어 많은 팬들이 궁금해 한다. 본인도 경기에 출전하고 싶은 의지가 상당히 강하지만 팀을 먼저 봐야 한다. 공정성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벤치서 출발할 수 없다는 그런 빅스타를 데리고 있는 게 행복하지만 스트레스도 많다. 계약 유무를 떠나 면담을 통해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최용수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출신의 스트라이커 조영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박동진이 포항전을 끝으로 군입대하기 때문에 전방 공격수가 필요하다"는 그는 "조영욱이 준비를 잘하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는 말로 희망을 가졌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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