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의 5회 이전 강판은 패배라는 공식, 그리고 침체된 타격감은 롯데의 뒷심 야구도 점점 허상이 되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롯데는 지난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2-9로 패하며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시즌 7승5패. 개막 5연승 이후 2승5패의 완연한 하락세다.
개막 이후 줄곧 아쉬움을 남겼던 선발진이 다시 무너졌다. 선발 서준원이 4이닝 11피안타(3피홈런) 1사구 2탈삼진 7실점으로 조기 강판을 당했다. 결국 초반부터 경기는 끌려가는 양상이었고 타선이 간간이 기회를 잡았지만 뚝 떨어진 타격 컨디션의 흐름 속에서 그동안 보여준 뒷심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5패 중 4패는 선발이 5회 이전에 내려간 가운데 당했다. 선발진 기선 제압 싸움에서 실패했다. 5연승이 끝난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 선발 장원삼이 3이닝 5실점으로 물러나며 첫 패배를 당했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댄 스트레일리가 4⅓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을 당한 뒤 불펜 싸움으로 흘렀지만 결국 1-2로 패했다. 17일 한화전의 경우 대체 선발 이승헌이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는 사고가 있었고 2⅓이닝 만에 물러났다. 경기는 연장 끝에 패했다. 그리고 이날 서준원의 조기 강판까지.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81.
선발 싸움에서 대등하게 흐를 경우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타선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을 때 승기를 쉽게 되찾아오지 못했다. 롯데가 거둔 7승 중 6승은 선발진이 최소 5이닝 이상은 막아주며 뒷심을 발휘할 여력을 만들었다.
더군다나 상승 곡선이었던 타격 사이클이 지금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전과 같은 맹렬한 뒷심이 무뎌졌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타격 사이클이지만 현재는 개막 극초반의 모습이 아니다. 더군다나 타선의 감초 역할을 하던 정훈이 좌측 내복사근 파열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날 역시 6회초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안치홍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7회초 1사 1,2루에 이은 2사 만루 기회까지 잡았지만 손아섭과 이대호가 모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시즌 중에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될 타격 사이클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선수 개개인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하한가의 시기를 얼마나 짧게 가져가느냐가 관건.
다만 선발진의 문제가 반복될 경우 팀의 경기력과 흐름은 물론, 불펜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결국 선발진의 분발이 필요하다. 자가격리 해제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아드리안 샘슨도 실전 감각을 찾고 1군에 합류하려면 일주일 가량은 더 기다려야 한다. 샘슨이 돌아올 때까지는 스트레일리가 4일 휴식 루틴에 맞춰서 등판할 각오를 하고는 있지만 결과가 좋으리란 법은 없다. 지난 15일 한화전이 그랬다. 박세웅, 노경은, 서준원의 토종 선발진이 각성한 모습으로 꾸준하게 던져줘야 한다.
선발진의 부진, 여기에 침체된 타격감까지. 롯데를 개막 초반 이슈의 중심 속으로 이끌었던 뒷심 야구도 결국 허상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롯데는 과연 뒷심의 허상에서 벗어나 좀 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