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포수 선발’ 두산 3승1패, 박세혁의 성장 자극&시너지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5.21 11: 05

지난 19일 NC전, 두산 선발 투수 이영하는 1회에만 9타자를 상대하며 3실점, 결국 4이닝(88구)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20일 NC전에 앞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날 이영하의 피칭을 얘기하며 "급했던 거 같다. 어제 공이 괜찮았는데, 배터리의 초반 공략이 단조롭지 않았나 싶다. 쫓기면서 제구력이 흔들리고... 다른 것은 이상이 없으니까 앞으로 좋은 경기 할 거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포수 박세혁의 리드, 이영하-박세혁이 느껴야 할 점을 언급한 것이다. 
20일 NC전에선 외국인 투수 플렉센이 선발로 등판했고, 베테랑 정상호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플렉센은 이날 8이닝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개인 최다 이닝&탈삼진 기록. KBO리그 3번째 경기였던 이날 최고의 피칭을 했다.
플렉센은 경기 후 "우리가 이겼다는 사실에 기쁘다. 상하 좌우 로케이션에 신경을 썼고, 네 가지 구종 모두 원하는 대로 들어갔다. 경기 전 포수 정상호, 박세혁과 게임 플랜을 짜며 미팅을 했는데, 1개의 실투를 제외하면 계획대로 잘 이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4회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 이날 유일한 실점(실투)이었다.   

경기종료 후 끝내기 안타를 날린 박세혁이 정상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플렉센은 이날 최고 152km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자신의 4개 구종을 골고루 섞어 던지며 NC 타자를 요리했다. 상하위 타순에 따라 삼진 결정구가 확연히 달랐다. 1회 나성범은 슬라이더, 3회 박민우는 슬라이더, 알테어는 커브, 6회 알테어와 나성범은 커브. 2회 노진혁과 강진성은 직구, 5회 강진성과 권희동은 직구였다. 8회 2사 1,2루에서 알테어는 150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웠다. 108번째 공이었다. 정상호의 노련한 볼배합, 포수의 사인대로 자신있게 뿌린 플렉센의 호흡이 돋보였다. 
정상호는 이날까지 올 시즌 4번째 선발 출장했다. 플렉센과 2차례, 이용찬, 알칸타라와 1번씩 배터리를 이뤘다. 지난 16일 KIA전에서 이용찬이 4이닝 8실점으로 부진한 것을 제외하곤 외국인 투수들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정상호가 안방을 이끈 4경기에서 두산은 3승 1패로 승률도 좋다. 
1회말 두산 정상호가 타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미소짓고 있다. /dreamer@osen.co.kr
# 정상호, 올 시즌 선발 출장 경기 
날짜 상대팀 선발 투수  투구 내용    승패 
14일 롯데전 플렉센 6이닝 2실점  7-4 승
16일 KIA전 이용찬 4이닝 8실점  4-13 패
17일 KIA전 알칸타라 7이닝 1실점  6-4 승
20일 NC전 플렉센 8이닝 1실점  2-1 승(연장 11회)
정상호는 지난 시즌 LG에서 FA 4년 32억 계약이 끝났다. 지난해 22경기에 출장해 타율 8푼3리(24타수 2안타)의 기록을 남긴 채 방출됐다.
두산은 팀내 베테랑 포수의 필요성을 느껴 정상호를 영입했다. 주전 포수 박세혁이 있지만, 지난해 풀타임을 처음 경험했다. 이흥련, 장승현, 장규빈 등 포수 자원이 있음에도,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돕고 후배 포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베테랑의 역할을 정상호에게 기대했다. 박세혁에게는 훌륭한 교본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정상호는 7경기에서 14타수 2안타(타율 .143)로 공격력은 일천하다. 그러나 투수 리드에선 타율을 상쇄할 정도로 김태형 감독을 흡족하게 만든다. 20일 NC전 1-1 동점인 연장 11회말, 무사 1루에서 정상호는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1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선 박세혁이 초구에 우전 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두 포수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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