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이 ‘대형 신인’ 소형준(19) 관리를 선언했다. 21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 소형준은 120이닝에서 125이닝 정도 던지게 할 생각이다. 투구수 역시 가능한 90개를 안 넘기게 할 것이다. 최대한 관리하면서 (이닝, 투구수 제한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올해 KT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소형준은 모처럼 KBO리그에 등장한 대형 신인 투수. KT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가대표팀의 선발을 책임질 특급 유망주로 기대가 크다. 만 19세 어린 투수인 만큼 이강철 감독도 세심한 관리를 약속했다.
데뷔 후 2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알린 소형준은 21일 한화전에서 5⅓이닝 8실점으로 첫 패전을 안았다. 3회 7실점이 아쉬웠지만 나머지 이닝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앞서 2경기에서 84개, 89개 공을 던진 소형준은 이날도 85개를 던졌다. 이강철 감독의 예고대로 투구수는 90개를 넘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120~125이닝으로 구체적인 투구 제한 기준을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선 투수 보호 차원에서 이닝 제한을 걸어두고 조기에 시즌을 마감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소형준이 125이닝 이상 던진 상황에 KT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어떻게 될까.

이 감독은 “아직 그것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팀이 포스트시즌에) 일단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어 이 감독은 “요즘 미국도 그렇게까지 보호하진 않는 것 같다”며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투구수도 승리 요건 같은 상황에 따라 90개를 조금 넝을 수 있다. 유도리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무 자르듯 딱딱 끊어서 할 계획은 없다.
메이저리그에선 지난 2012년 워싱턴 내셔널스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이닝 제한으로 시즌을 강제 종료시키며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제외한 바 있다. 2009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던 스트라스버그는 2010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28경기에159⅓이닝을 소화하며 15승6패 평균자책점 3.16 탈삼진 197개로 올스타에도 선정됐지만 그해 9월8일 시즌을 끝냈다. 당시 스트라스버그는 “기분이 매우 안 좋다. 동료들과 다함께 고생했는데 나 혼자 쉬게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지구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 빼고 치른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승3패로 졌다. 스트라스버그는 지난 2012년부터 8년 연속 22경기, 125이닝 이상 꾸준히 소화하며 큰 부상 없이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 됐고, 겨울에는 워싱턴과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waw@osen.co.kr